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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레프트21〉 9호 편집ㆍ디자인의 아쉬움:
사진 사용에 주의해야 할 점

신문에서 사진과 이미지를 넣을 때는 신중해야 한다. 사진이나 일러스트 등은 글보다 더 눈에 잘 띄기 때문이다. 어떤 사진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기사의 분위기가 달라지기도 하고, 때로는 기사의 내용을 왜곡할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레프트21〉 9호의 사진 사용은 몇 가지 아쉬움이 있다.

첫째, 1면 상단의 손팻말을 들고 있는 노동자의 사진이다. 공장을 점거하고 강력하게 투쟁하는 노동자의 분위기를 내기는 하지만 팻말의 구호가 문제다. “공적자금 투입”이 지지할 수 있는 구호일까. 물론 쌍용차 공대위의 공식 요구이긴 하지만 공적자금 투입 요구는 〈레프트21〉이 제시한 “더 나은 삶을 위한 요구들”의 “부도기업의 국유화”와는 다른 것이다.

국유화는 부도를 낸 기업주에게서 기업을 빼앗아 국가가 소유하고 노동자들의 고용을 보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공적자금은 기업에게 돈을 쥐어 줘 기업주를 살려둔 채 기업을 회생시키는 방식이다. 공적자금 투입은 대체로 다른 기업에 매각하는 과정이 뒤따르며 매각에는 인력 감축이라는 조건이 붙는다. 지금 미국이 공적자금을 투입해 GM을 회생시키며 2만여 명의 노동자를 해고하려는 데서 알 수 있다. 게다가 공적자금은 노동자들의 세금이므로 노동자들에게 도움도 되지 않는 일에 ‘혈세’를 낭비한다는 점에서 “공적자금 투입”은 다른 노동자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에도 적합하지 않은 구호다. 집회 취재 기사에서 대열 전체를 보여 주는 사진이라면 모르겠지만 한 명을 따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팻말의 내용도 고려해야 한다.

둘째, 6~7면의 이란 항쟁 관련 논쟁면이다. 서로 다른 입장을 소개하며 두 글을 구분하려고 사이에 선을 넣었다. 이럴 때 독자 입장에서는 선 위의 내용은 임지훈 씨의 입장으로 보게 된다. 그런데 이 면에 실린 사진 네 장은 모두 김용욱 기자의 논지를 강화해주는 사진이기도 하다. 그 가운데 사진 두 개가 임지훈 씨 글 사이에 들어가 있다. 이는 임지훈 씨의 입장에서는 불쾌할 수 있는 편집이다. 힘들게 글을 써서 보냈는데 사진으로 자신의 논지가 훼손된다면 누가 그 신문에 기고하고 싶겠는가. 〈레프트21〉 기자가 직접 쓴 글이 아닐 경우에는 사진 사용에 더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