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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량해고와 노조 파괴에 맞서는 보훈병원 노동자들

국가유공자를 치료하기 위해 세운 보훈병원은 그동안 환자들을 상대로 돈벌이를 해왔다. 인력난 속에 환자를 돌보느라 화장실을 가지 못해 방광염에 걸린다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몇 년째 계속 나오고 있다.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환자들이 질 좋은 서비스를 기대하기란 힘들다.

지난 6월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결과를 보면 보훈병원은 전문의 1인당 월 최대 1천9백 명을 진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민간병원의 1.5배 수준이다.

이런 지경인데도, 보훈병원은 어처구니없게도 이명박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효율화에 충실하기 위해 인력 10퍼센트 감축안을 내놨다. 보훈병원이 2011년까지 구조조정 하겠다는 인원은 무려 3백83명에 이른다. 그 대상은 모두 힘 없는 하위직이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보훈병원이 서울병원에 6백 병상의 병동을 신축하며 이런 일을 벌인다는 사실이다.

보훈병원은 3백83명에 해당되는 직제를 아웃소싱하려 한다. 비정규직 해고에 따른 대체 인력을 용역으로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보훈병원노동조합은 해당 직종에 포함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노동조합 가입을 호소해 함께 투쟁하고 있다.

보훈병원노조 정책국장은 “노동조합에서 먼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조 가입을 적극 유도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끌어안고 가야 한다는 내부 의견이 모아졌다. 그래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함께 투쟁할 테지만, 노동조합 신분으로 투쟁하는 게 더 유리하다고 주장하며 노조에 가입시켰다”고 말한다.

보훈병원은 이미 2년 동안 일한 노동자 스무 명을 7월 1일자로 계약해지했다. 이들 중 아홉 명은 매일 병원으로 출근하며 복직 투쟁을 하고 있다.

보훈병원노조 정책국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함께 투쟁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3백83명이 직제개편으로 구조조정되면 계약해지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복직되어도 갈 자리가 없게 된다. 따라서 함께 갈 수밖에 없는 투쟁”이라고 했다.

게다가 지금 사측이 단체협약으로 들고 나온 안은 구조조정에서 살아 남은 노동자들도 노예로 만들겠다는 의도가 너무 분명하다.

노조는 결연한 투쟁 의지를 다졌다.

“올해 투쟁에서 밀리면 그야말로 노동조합 간판 내려야 합니다. 사측 입맛대로 단체협약서 만들고, 사측 입맛대로 굴러간다면 노동조합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보훈병원 투쟁속보 제49호)

보훈병원노조는 보건의료노조 산별 파업에 동참하며 병원 내에서는 텐트농성을 진행 중이다. 그리고 7월 29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