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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린 에바디 방한 기자 회견:
“이란 정부의 폭력 진압을 반대하지만 서방의 제재도 반대해”

2003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이란의 인권 변호사인 시린 에바디가 아시아기자협회의 초청으로 지난 8일 방한했다. 시린 에바디는 8월 11일 기자회견에서 이란 정부의 운동 탄압 상황을 전했다. 그녀는 여성과 아동, 반체제 인사 등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지키다 정부로부터 살해 위협과 구속을 당하기도 했다. 김용욱 기자가 기자회견에 참여해 그녀의 주장을 취재했다.

이란은 지금 아주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다. 사람들은 선거 결과에 반대해 시위를 벌였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대통령이 되기를 희망했다. 이란의 현 상황을 바꾸기를 바랐다.

사람들은 현 상황에 만족하지 못한다. 불만의 원인은 아주 많다. 하나는 경제적 문제다. 이란은 부유한 자원국 중 하나다. 그러나 불행히도 보통 시민들의 삶은 힘들다. 정부 통계를 봐도, 국민 7명 중 1명, 즉 1천만 명이 빈곤층이다. 1천만 명이 하루 1달러 이하로 살고 있는 것이다. 실직자가 굉장히 많다.

이란에서는 검열이 심하고, 성차별도, 종교의 차별도 극심하다. 이러한 조건들 때문에 이란 국민들은 현 정부를 바꾸고 싶어 한다.

사람들은 평화롭게 시위했다. 그러나 정권은 굉장히 폭력적으로 대응했고 많은 이가 체포됐다. 이란 정부는 시위 진압 과정에서 1백 명을 죽였다. 이란 정부는 시위대가 서구의 자금을 제공받는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거짓말이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의지로 거리에 나와서 시위를 했다. 지금 이란 법정에서는 시위 참가자에 대한 재판이 열리고 있는데, 굉장히 웃긴 재판이다. 이 재판은 실제 사실에 근거하고 있지 않다.

시린 에바디는 현 이란 정부는 물론이고 미국과 서방 정부의 개입도 이란 민중의 처지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안 된다고 비판한다.

지금 정부는 거리에 몇 명만 모여도 그들을 체포하거나 총을 들이대고 있다. 그러나 이란에서 시위는 계속되고 있다. 다만, 탄압 때문에 시위의 형태가 바뀌었다.

사람들은 밤 10시에 창문을 열고 ‘알라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 하고 외친다. 이것은 무슬림의 전통적 시위 방법 중 하나다. 밤 10시 이란 풍경을 보면 모든 골목에서 이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또 다른 시위 방법으로, 시위에 참가했다가 죽은 이들의 어머니들이 모임을 만들었는데 모임의 이름은 ‘자녀를 추모하는 어머니 모임’이다. 이 어머니들은 매주 토요일 오후 7시에 공원에 모인다. 그들은 검은 옷을 입고 자식들의 사진을 가져온다.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말을 하면 체포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어머니들을 지지하는 다른 여성들도 검은 옷을 입은 채 같이 침묵 시위를 벌인다.

나는 이란 정부가 시위대에 대처한 방식을 비판하지만, 미국과 서방 정부가 이란에 경제 제재 조처를 취하는 것에 반대한다. 왜냐하면 제재는 이란의 시민들에게 고통을 주기 때문이다. 나는 이란에 대한 군사적 침략에도 반대한다. 나는 세계가 우리의 아픔을 같이 해 주기를 바란다. 경제 제재보다도 아픔을 같이 나누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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