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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 <디스트릭트9>:
이주민에 대한 인종차별을 풍자한 SF

<디스트릭트 9> 감독: 네일 블롬켐프, 주연: 샬토 코플리

〈디스트릭트 9〉는 아파르트헤이트 시절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대한 풍자일 뿐 아니라, ‘에일리언’[영어에서 alien은 외계인뿐 아니라 이주민을 뜻하기도 한다]이라는 개념 자체를 비꼬는 영화다.

영양실조에 걸린 빈민촌 거주민들을 몰아내는 냉혹한 관리를 보조하기 위해 한 무리의 군인들이 빈민촌을 휩쓸고 다닌다. 누구든 이 명령에 반대하면 구타당한다. 누구든 저항하면 바로 그 자리에서 사살된다.

가자지구나 이라크를 묘사한 것인가? 그런데 이 빈민촌 거주민들은 키가 2미터가 넘고 얼굴에는 촉수가 달려 있다.

이것은 충격적인 SF 신작 영화 〈디스트릭트 9〉의 한 장면이다. 〈디스트릭트 9〉는 28년 전에 대형 우주선이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 온 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묘사하는 풍자 다큐멘터리로 시작한다.

거기엔 굶어서 기진맥진한 에일리언들이 타고 있었고, 그들은 모두 수용소로 보내진다. 이 수용소는 ‘9지역’(디스트릭트 9)으로 불리는 마을로 발전한다.

그런데 이 마을의 새 거주민들은 에일리언 ‘문제’가 부각되는 것을 싫어해 외계인 관리국 구실을 하고 있는 무자비한 기업 MNU ― 유엔과 전쟁 모리배 핼리버튼의 거북스런 혼합물 ― 에 도움을 요청한다.

이후 에일리언들을 도시에서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강제 수용소로 옮기려 한다는 게 주된 줄거리다.

주인공 비커스는 원래 에일리언 강제 철거 책임자다. 그러나 에일리언 물질에 노출된 후 그는 신체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전에는 무시하던 에일리언들과 동맹을 맺게 된다. 이 영화에는 아파르트헤이트 체제에 대한 기억이 강하게 배어 있지만, 주된 풍자 대상은 국가가 이주노동자들을 다루는 방식이다.

〈디스트릭트 9〉는 훌륭한 스릴러지만, 그와 동시에 풍자 정신을 끝까지 잃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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