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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페미니즘 선언

린지 저먼

지난 수십 년간 여성들의 삶은 엄청나게 많이 변했다. 성을 대하는 태도가 훨씬 더 개방됐고, 수많은 어머니들이 일을 하게 됐고, 여성들이 새로운 산업과 전문직에 진출했고, 여성이 집 밖에서 직장을 가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결혼하지 않고도 아이를 가질 수 있게 됐고, 자신의 성을 직접 통제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됐다.

그러나 현재 여성의 노동과 삶은 자본주의가 가하는 제약 때문에 뒤틀려 있고 해방에 이르려면 한참 멀었다. 따라서 아직도 쟁취해야 할 것이 많이 남아 있다.

1. 신자유주의와 세계화는 수많은 여성들의 삶에 심대한 영향을 끼쳤다. 자본주의 자체가 새로운 여성 억압의 새로운 형태와 표현 방식을 만들어 낸다.

2. 여성 억압은 수천 년간 존재한 계급사회의 산물이다. 그러나 많은 여성이 자신의 처지를 이해하게 되고 여성 억압에 맞서 싸울 능력을 가지게 된 것은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부터다.

3. 많은 여성들이 일자리를 갖게 됐지만 공장과 사무실의 노동은 여성 해방은커녕 여성들의 삶을 개선하지도 못했다. 여성들은 노동하며 착취당하면서도 여전히 가족과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이중의 굴레를 지고 있다.

4. 현모양처라는 전통적인 여성의 구실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착취의 필요에 맞게 변형됐을 뿐이다. 현재 여성들은 집 안팎에서 모든 일을 잘 하라는 기대를 받는데, 어느 한 곳에서라도 잘못하게 되면 개인적으로 비난 받는다.

5. ‘유리 천장’[여성 승진을 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과 여성 은행가들이 ‘불공평하게 낮은’ 보너스를 받는 것을 둘러싼 논의는 여성해방이 소수 특권층 여성뿐 아니라 모든 노동하는 여성들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점을 놓치고 있다.

6. 여성들은 모두 억압 받지만 여성들이 겪는 경험은 천차만별이다. 여성이라고 모두 같은 것이 아니라 계급에 따라 나뉘어 있다. 중간계급 이상의 여성들은 착취 체제에서 나온 이윤의 일부를 배분 받으며, 그 이득으로 자신에게 가해지는 억압을 줄인다. 노동계급 여성들은 대체로 그런 여성들에게 저임금으로 요리나 청소 등을 제공하며 흔히 가족과 시간을 보내지 못하게 된다.

7. 여성들은 역사상 어느 때보다도 성적 대상으로 취급당한다. 미인 선발 대회와 같은 성의 상업화 때문에 여성들을 성적 대상으로 여기는 풍조가 유지된다. 마치 1950년대 이후로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8. 성적 대상화와 여성을 남성의 소유물처럼 여기는 풍조 때문에 가정 내 폭력, 강간, 성희롱이 일어난다. 이런 문제는 잘 알려지지도, 잘 집계되지도 않는다. 1960년대와 1970년대가 돼서야 이런 문제들이 정치 쟁점이 됐다.

9. 여성들이 자신의 삶을 통제하려면 자신의 몸과 성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10. 자본주의는 가족을 최상의 가치로 삼으며 여성과 아이들은 가족 내에서 종속적 위치에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가족 구성원 개인은 과도한 일과 이주 때문에 때때로 ‘가족 생활’을 희생해야 한다.

11. 이윤을 우선시하는 체제의 특성과 자본주의의 개별화된 가족 제도를 보면 여성 억압이 자본주의의 구조적 특징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진정한 여성 해방을 원하면 인간 해방과 노동하는 사람들이 자신이 생산한 부를 통제하기를 바라는 더 큰 운동과 연결돼야 한다. 이것이 여성과 남성이 해방을 위해 함께 싸워야 하는 이유다. 사회주의와 여성 해방은 밀접히 연관돼 있다.

12. 싸우지 않고 여성 해방을 얻을 방법은 없다. 모든 위대한 사회 운동에서는 여성 문제가 제기됐다. 19세기 여성 해방(emancipation) 운동은 노예 해방 운동에서 이름을 따왔다. 20세기 여성 해방(liberation) 운동은 식민지 해방 운동에서 이름을 따왔다. 21세기 여성 해방운동은 세계를 변혁하고 억압과 착취를 낳은 계급사회를 끝장내려는 싸움에 동참해야 한다.

출처 영국 반자본주의 월간지 《소셜리스트 리뷰》 2009년 10월호 | 번역 차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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