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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가장 부유한 나라에서 빈곤의 웅덩이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미국의 사회주의자 알란 마스는 미국의 많은 빈민과 노동자들이 빈곤과 굶주림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말한다.

2008년에 굶주림에 시달리는 미국인의 수가 크게 늘어 총 5천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다시 말해, 미국인 여섯 명 중 한 명이 굶주리고 있는 것이다.

미 농무부의 공식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식량 불안전’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수가 3분의 1이나 늘어 15년 전 정부가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미국의 푸드뱅크를 이용하는 사람들 - 임금삭감과 실업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굶주림에 시달리게 됐다.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4천9백만 명 가운데 3분의 1은 이 분야 연구자들의 표현으로 “식량 안전이 대단히 취약한” 부류에 속한다. 즉, 가족 중 한 명 이상이 끼니를 거르거나 식사량을 줄이거나 매해 일정 기간 충분한 양을 섭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나머지 3분의 2는 ‘식량 불안’ 집단으로 분류되는데, 그들은 값싸고 영양가 낮은 음식을 먹거나 ‘푸드스탬프’[연방 정부가 저소득자에게 발급하는 식량 배급표] 같은 정부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거나 자선 단체의 무료 급식소를 찾아야만 충분한 양을 섭취할 수 있다.

이 보고서에는 더 어두운 내용도 포함돼 있다. 예컨대, 아동이 있는 가구 중 “식량 안전이 대단히 취약한” 가구의 수는 1년 동안 거의 60퍼센트나 늘어 50만 가구에 이르렀다.

즉, 아동 4명 중 1명이 굶주림에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또, 1천만이 넘는 편모 가정들은 셋 중 한 가구가 ‘식량 불안전’을 겪고 있다.

더구나 이 통계들은 2008년 통계다. 최악의 실직과 실업 사태는 올해 초부터 시작됐다. 전국에 약 2백 개의 식량배급소를 운영하는 사회복지 단체 ‘피딩 아메리카’의 대표 빅키 에스카라는 “실업률과 근로 빈곤자의 수가 폭증하면서 이듬해[2009년]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사람의 수가 크게 늘어난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굶주림 ─ 21세기 미국의 현실

에스카라처럼 21세기 미국의 굶주림 문제를 해결하려 애써 온 사람들은 굶주림의 악화가 새로운 현상이 아니라 최소 10년간 지속돼 왔으며, 상식과 달리 가장 가난한 사람들만이 ‘식량 불안전’에 시달리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예컨대, 〈뉴욕타임스〉는 사설에서 농무부의 다른 보고서를 인용해 이렇게 말했다. “(경제 불황이 시작되기 전부터) 연방 정부 기준으로 ‘식량 불안전’으로 분류되는 아동이 있는 가구의 약 3분의 2에 풀타임 일자리를 가진 구성원이 한 명 이상 있다. 이것은 경기 후퇴가 시작되기 전부터 미국인 수백만 명이 저임금 때문에 아이들에게 적절한 영양을 제공하기 힘들었음을 뜻한다.”

마찬가지로 〈파이낸셜타임스〉의 보도를 보면, 정부의 푸드스탬프 지원을 받는 미국 가구 중 약 40퍼센트가 ‘근로소득’을 갖고 있다. 2년 전과 비교해 약 25퍼센트가 늘은 것이다. 농무부 관리들은 노동자들의 임금과 노동시간이 축소된 것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노동부 통계를 보면, 현재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사상 최저인 33시간이고, 8백80만 명이 풀타임 일자리를 찾을 수 없어 시간제로 일하고 있다.

경제정책연구소의 하이디 쉬에르홀츠는 〈파이낸셜타임스〉에 이렇게 말했다. “불황으로 사라지지 않은 일자리조차 가족을 먹여 살리는 데 필요한 임금 수준이나 노동시간을 보장하지 못하는 것 같다.”

경제 불황이 식량 불안전을 악화시키고 있음을 보여 주는 대표적 사례로 푸드스탬프에 등록된 사람의 수가 사상 최대 수준 ─ 3천6백만 명으로 불과 2년 사이 40퍼센트나 증가했다 ─ 인 것을 들 수 있다.

2009년 초 의회가 통과시킨 경기 부양법으로 푸드스탬프가 개인에게 제공하는 식량이 17퍼센트 증가했지만, 이것은 1인당 1백33달러[약 15만 원]에 불과한 액수다.

더구나 정부의 엄격한 제한 때문에 도움이 필요한 모든 사람이 이 프로그램의 혜택을 보고 있는 것도 아니다. 예컨대, 일부 주에서는 2천 달러[약 2백30만 원] 이상의 은행잔고를 가진 가구들은 푸드스탬프를 받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신규 실업자가 정부의 지원 없이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결국 많은 사람들이 푸드뱅크[시민 단체가 운영하는 식량배급소]에 도움을 청한다. 지난해 푸드뱅크에 도움을 요청한 사람의 수가 30퍼센트나 늘었다. ‘피딩 아메리카’의 에스카라가 운영하는 푸드뱅크들은 2천5백만 명에게 식량을 제공했는데, 그중 대다수가 푸드스탬프를 받을 수 없었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서 굶주림은 21세기 미국의 현실이다. 소수의 최상층 인사들은 엄청난 부와 권력을 갖고 있지만, 보통 사람들은 25~75세 사이에 최소한 1년 이상 빈곤선 이하의 삶을 사는 경험을 해야 한다. 그래서 이 미친 사회의 우선순위를 뒤바꾸기 위한 노동자 투쟁이 절실히 필요한 것이다.

번역 김용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