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를 정치 위기의 속죄양으로 삼으려는 이명박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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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의 정치 위기가 깊어지고 있다.
〈중앙일보〉가 “세종시 문제 하나도 버거운데 4대강 사업과 교육 개혁, 행정구역 개편, 공기업 개혁, 노조 문제에 개헌 문제까지 모든 문제로 전선을 확대하다 보니 어디 하나에 전력투구할 수 없는 것이다. 곳곳에서 소리만 요란할 뿐 뭐 하나 될성부른 게 없다”고 걱정할 정도다.
경제적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이명박 자신이 12월 3일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인정했듯 “[한국 경제가] 내수나 민간투자 부문에서 아직 불안요인이 많다.”
더군다나 지배자들의 분열과 암투 속에서 터져 나오는 부패 문제는 정권 자체를 뒤흔들 뇌관이 될 수 있다. 도곡동 땅이 이명박의 무덤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이탈리아에서 베를루스코니 총리 퇴진 시위가 대규모로 벌어진 배경도 부패 문제였다.
황당 코미디
심화하는 정치 위기에다 ‘친서민 중도실용’ 사기극의 약발도 떨어지고 11월부터 노동자들이 대규모 저항에 나서자 이명박은 좌파를 속죄양 삼아 탄압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검찰청은 “공안 수사 역량을 강화”한다며 ‘공안범죄 과학수사지원센터’를 창설해 마녀사냥의 첨병을 자임했다.
최근 국가보안법을 활용한 마녀사냥도 활기를 띄고 있다. 제주통일청년회 사무실 압수수색에 이어서 〈플러스코리아〉 김휘대 기자가 가택 압수수색을 당했고 승려 서 모 씨가 실형을 선고 받았다. 법원은 지난 9년간 별 문제 없이 공개적으로 활동해 온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를 이적단체로 판결했다. 심지어는 “가사 없이 제목과 음원만으로도” 사상성을 표현할 수 있다며 연주곡을 이적표현물로 규정하는 황당한 코미디를 연출했다. 웹사이트에 북 핵개발을 찬양하고 선군정치를 미화하는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4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 받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의 광적인 탄압은 이명박 정부의 강력함을 보여 주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사방에서 엄습해 오는 위기에 대한 불안과 언제 다시 터져 나올지 모르는 대중 투쟁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갈수록 탄압에 기대고 있는 것이다.
진보진영은 탄압받는 사람들을 적극 방어하며 이명박 정부의 탄압에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