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 알카에다의 표적이 됐던 미국행 여객기에 탄 무고한 사람들이 목숨을 건진 것은 정말 천만다행이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는 ‘테러에 온건하게 대응한다’는 우파들의 압력 앞에서 이 사건을 ‘테러와의 전쟁’을 더 확대하는 데 이용하려 한다. 2001년 9·11 테러 후 부시 정부가 그랬듯이 말이다.
테러 미수 사실이 밝혀진 뒤
미국 정부가 비밀리에 또 다른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인기 없는 사실 ─ 미국의 침략 전쟁에 대한 미국 대중의 반대 여론은 과반을 넘은 지 오래다 ─ 을 정부 당국자가 언론에 친절하게 알려 준 이유는 뻔하다. 현재의 공포 분위기를 이용해 또 다른 제국주의 개입을 정당화하려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예멘의 이웃인 소말리아에서 미국의 지원을 받은 에티오피아 침략군이 쫓겨난 뒤 한동안 이 아프리카의 전략과 자원 요충지
물론, 미국 정부의 예멘 개입 수준은 미국이 다른 두 전선
오바마가 진정 테러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해법은 간단하다. 미국과 서방 정부 자신이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국가 테러 행위를 그만두고 이라크·아프가니스탄·아프리카 등에서 제국주의 개입을 중단하면 된다. 사실 예멘이 알카에다의 활동 근거지가 된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미국이 부추긴 전쟁으로 소말리아인 10만여 명이 고향을 등지고 예멘으로 흘러들었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사건은 소말리아에 군함을 보내고 현재 아프가니스탄 재파병을 준비중인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 왜 제동을 걸어야 하는지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이미 예멘에서 무고한 한국인이 테러로 희생당한 바 있다. 또 다른 희생자를 막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전쟁과 파병에 반대하는 행동을 지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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