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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객기 테러 미수 후폭풍:
‘테러와의 전쟁’ 지속은 더 큰 테러 위험을 부를 것

크리스마스에 알카에다의 표적이 됐던 미국행 여객기에 탄 무고한 사람들이 목숨을 건진 것은 정말 천만다행이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는 ‘테러에 온건하게 대응한다’는 우파들의 압력 앞에서 이 사건을 ‘테러와의 전쟁’을 더 확대하는 데 이용하려 한다. 2001년 9·11 테러 후 부시 정부가 그랬듯이 말이다.

테러 미수 사실이 밝혀진 뒤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확대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이 사건 주동자인 나이지리아인이 훈련 받은 곳이 예멘이고 이곳이 알카에다의 새로운 근거지며, 미국 군대와 CIA가 예멘에서 1년여 동안 비밀 작전을 벌여 왔다는 것이다.

오바마, “끝까지 배후를 추적해 색출하겠다” 진정한 배후는 미국의 군사 개입이다.

미국 정부가 비밀리에 또 다른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인기 없는 사실 ─ 미국의 침략 전쟁에 대한 미국 대중의 반대 여론은 과반을 넘은 지 오래다 ─ 을 정부 당국자가 언론에 친절하게 알려 준 이유는 뻔하다. 현재의 공포 분위기를 이용해 또 다른 제국주의 개입을 정당화하려는 것이다.

해법

미국 정부는 예멘의 이웃인 소말리아에서 미국의 지원을 받은 에티오피아 침략군이 쫓겨난 뒤 한동안 이 아프리카의 전략과 자원 요충지(‘아프리카의 뿔’과 아라비아 반도)에 대한 개입 방법을 놓고 고민해 왔다. 한국 해군을 포함해 주요국의 해군 파병을 고무한 것도 그 때문이다.

물론, 미국 정부의 예멘 개입 수준은 미국이 다른 두 전선(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수렁에 빠져 있는 사실을 감안해 결정될 것이다. 그러나 모든 직·간접적 군사 개입은 이 지역민들의 고통을 가중시킬 것이고, 무고한 미국 시민을 더 큰 테러 위험으로 내몰 것이다.

오바마가 진정 테러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해법은 간단하다. 미국과 서방 정부 자신이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국가 테러 행위를 그만두고 이라크·아프가니스탄·아프리카 등에서 제국주의 개입을 중단하면 된다. 사실 예멘이 알카에다의 활동 근거지가 된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미국이 부추긴 전쟁으로 소말리아인 10만여 명이 고향을 등지고 예멘으로 흘러들었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사건은 소말리아에 군함을 보내고 현재 아프가니스탄 재파병을 준비중인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 왜 제동을 걸어야 하는지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이미 예멘에서 무고한 한국인이 테러로 희생당한 바 있다. 또 다른 희생자를 막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전쟁과 파병에 반대하는 행동을 지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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