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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거리로 나선 이란 반정부 운동

새로운 반정부 시위가 정부 측과 운동 진영 양쪽을 모두 긴장시키고 있다. 니마 솔탄자데가 이란 현지에서 상황을 전한다. 

지난해 6월 이란 대선 뒤에 등장한 반정부 운동은 공식 기념 행사를 이용해 대중 시위를 벌이며 정부 탄압에 저항해 왔다.

최근 시위는 ‘학생의 날’인 지난해 12월 7일에 시작됐다. 이날은 1953년 쿠데타에 항의하다 목숨을 잃은 학생 3인을 추모하는 날이다.[이 쿠데타로 샤(이란 국왕)의 독재 왕정이 수립됐다.]

승리를 다짐하는 이란 반정부 시위 참가 여성

테헤란, 케르만, 마슈하드 등지에서 수많은 학생들이 참가한 추모 집회가 반정부 시위로 발전했다. 시위대는 보안군과 충돌했고, 친(親)정부 성향의 바시지 민병대 소속 학생들과도 싸움을 벌였다.

학생 소요가 이란 전역의 17개 대학교로 확산하던 중 12월 19일에 시아파 최고위 성직자 후세인 알리 몬타제리가 사망하자 항의 운동은 더욱 확대됐다.

몬타제리는 이란 대통령 마무드 아마디네자드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를 비판해 반정부 운동의 지도적 인물이 된 사람이었다.

쿰에서 치러진 장례식이 대중 집회로 바뀌자 조문객과 보안군 사이에 작은 충돌이 벌어졌다.

몬타제리가 사망한 지 7일째 되는 날에 항의 시위가 더 큰 규모로 분출했다. 이날은 타슈아와 아슈라[시아파 최대의 종교 행사] 기간(12월 26~27일)이었다.

아슈라는 시아파 제3대 이맘[이슬람 교단의 지도자]인 후세인의 순교를 기리는 날이다. 7세기에 후세인은 자신을 따르는 소규모 무리를 이끌고 억압적인 군대와 전투를 벌였다.

인구의 대다수가 시아파인 이란에서는 불의에 맞선 전투를 상징하는 아슈라를 흔히들 폭정에 대항해 결집하는 때로 여긴다.

아슈라 직전에 반정부 운동은 다시 거리로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정부와 보수파 성직자들은 종교 행사를 “악용”하는 자들을 진압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런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수많은 사람들이 타슈아와 아슈라 행사에 참가했다.

테헤란, 타브리즈, 아르다빌, 마하바드, 쿰, 시라즈, 아스파한, 나자프 압바드에서 벌어진 시위에는 노인들도 청년들과 함께했다.

정부는 바시지 민병대와 사복 차림의 보안군을 동원해 시위 진압에 나섰다.

5백 명 이상이 체포됐고 9명이 살해됐는데, 사망자 중에는 개혁파 지도자 미르 후세인 무사비의 조카도 있다.

정부는 탄압을 강화해 많은 활동가와 기자 들을 체포했다.

또, 정부는 관제 데모도 열었다. 테헤란에서는 친정부 시위에 수만 명이 참가했다. 그러나 이 시위대의 규모는 반정부 시위에 참가한 수십만 명보다는 훨씬 작았다.

그렇지만 1979년에 대중 운동으로 타도된 역겨운 샤 정권과 달리 지금의 이슬람공화국은 여전히 지지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물론 이 기반은 최근 몇 달 동안 급격히 허물어지고 있다.

보수파 진영에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이란 대통령 아마디네자드,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혁명수비대 사령관들의 동맹은 강화하고 있지만, 그들은 고립되고 있기도 하다.

발포 명령 거부

보수파 진영이 여전히 군대를 통제한다. 그러나 그들은 지난주[지난해 12월 말]에 일부 군부대가 시위대에 대한 발포 명령을 거부한 것을 보며 우려해야 했다.

반정부 진영 내부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항의 시위들의 특징은 운동 내부에서 급진적 성향이 발전했다는 점이다.

6개월 전과 달리 지금의 구호들은 선거 문제에만 국한해 있지 않다. 많은 구호가 하메네이의 권위를 겨냥하고 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일부 시위대가 바시지 민병대와 보안군에 반격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시위대는 바리케이드를 쌓고, 돌을 던지고, 심지어 경찰과 바시지 민병대 건물을 공격하기도 했다.

이미 무사비 주변의 반정부 운동 지도자들은 이런 상황을 걱정하고 있다. 그들은 보수파와 타협하길 원한다.

지금 운동이 직면한 핵심 문제는 운동이 작업장으로 확산해 거리 시위가 대중 파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1979년 혁명 때 그랬고, 지난해 여름에도 잠깐 보았듯이 말이다.

항의 운동이 잔혹한 국가 탄압을 물리치려면, 노동자 운동과 결합하는 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그렇게 해서 혁명을 일으킬 만큼 강력한 운동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출처 영국의 반자본주의 주간지 〈소셜리스트 워커〉 | 번역 이종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