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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진정한 약탈자들은 워싱턴에 있다

아이티의 재앙이 발생하고 나흘이 지나면서 언론의 관심이 아이티인들의 고통스러운 모습에서 약탈 장면으로 바뀌고 있다.

논의도 “법과 질서” 유지로 바뀌었다. 아이티인들은 야만인들로 묘사되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야만인과 약탈자 들은 미국 지배계급이다.

미국은 아이티의 인프라 재건을 지원해 그 나라 사람들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지난 2백 년 동안 아이티를 약탈해 왔던 부자들이 더 많은 부를 쌓도록 해 왔다.

전 미국 대통령이자 현 유엔 아이티 특사 빌 클린턴은 아이티 북부를 관광지로 만드는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클린턴은 로얄 캐리비안 크루즈 라인이 라마디 부두 신축에 3천4백만 파운드를 투자하도록 설득했다.

미국 정부는 아이티에 초착취 공장을 쉽게 건설할 수 있게 했다.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는 새로운 산업단지를 건설하는 데 3천1백만 파운드를 투자했다. 미국은 그 대가로 아이티 정부가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을 유지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미국의 개입 때문에 지원품 전달이 더 어려워지고 있고, 당연히 사람들은 스스로를 지키려 하고 있다.

이런 위선자들이 가정과 삶이 파괴된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할 거라 기대하겠는가?

2005년 카트리나 허리케인이 강타했던 뉴올리언스에서도 약탈 방지가 구조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간주됐다.

민간 기업들은 부자를 비행기로 옮겨 달라고 무수히 요구할 수 있었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버림 받은 채 스스로를 지켜야 했다 ― 미군은 상점에서 음식과 물을 가져 나오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발포했다.

포르토프랭스에 있는 사람들이 약탈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생존의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우익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이 미국이 아이티에서 해야 할 우선순위를 분명하게 정해 발표했다.

이들은 당당하게 이 우선순위를 발표했는데, 대통령 오바마도 이들과 똑같은 생각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헤리티지 재단은 다음 같이 썼다. “미군은 아이티에서 밤마다 이뤄지는 코카인 운반을 막을 수 있다.” “그리고 히스파니올라 섬을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베네수엘라 대통령 우고 차베스의 시도를 저지할 수 있다.”

“미군의 주둔은 아이티인들의 대중 운동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이 주둔군에는 미 해안경비대 소속 파견대가 대거 포함돼야 한다.”

헤리티지 재단은 아이티인들이 “바다로 가 곧 부서질 듯한 위험한 배를 타고 미국에 불법 입국하려 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미국의 방해 때문에 지원품 전달이 지연되고 있다

대재앙이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대다수 아이티인들에게 지원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포르토프랭스 항구를 통제하고 있는 미국이 아이티 정부를 포함해 다른 단체들을 배제하기 때문이다.

지난 월요일[1월 18일] 국경없는의사회(MSF) ― 무력 충돌로 인해 피해를 입은 나라들을 지원하는 비정부 의사 단체 ― 와 국제적십자사가 지원품 전달을 지연시키는 미국을 비난했다.

공항을 점령한 미국은 아무 토론이나 조율도 하지 않고 모든 비행기들이 도미니카공화국을 경유하게 만들어 버렸다.

꼭 필요한 지원품이 제때 전달되지 못한다는 뜻이다. 〈소셜리스트 워커〉가 인쇄에 들어갈 때까지, 국경없는의사회는 여전히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병원에서 지원품을 기다리고 있다.

그 병원에는 병상 1백 개, 의약품과 수술 장비, 두 개의 수술실이 있다. 그 병원이 입은 피해를 생각하면 절대적으로 필요한 물자다.

지난주 목요일(1월 14일)에 화물기로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미국이 승인한 비행기에 밀려 일정이 변경됐다. 미국이 승인한 비행기에는 미국 국무부장관 힐 클린턴이 타고 있던 비행기도 포함돼 있었다.

아이티에게 채무 노예국을 강요하는 IMF

지진 발생 이틀 만에 국제통화기금(IMF)은 아이티를 아예 채무 노예국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IMF는 기부가 아니라 차관 형식으로 6천2백만 파운드[1천1백50억 원가량]를 아이티에 지원했다.

아이티는 IMF에 이미 1억 1백만 파운드[1천8백74억 원가량]를 빚지고 있다.

IMF는 그 대가로 전기료 인상, 임금 동결, 물가 인하를 아이티 정부에게 요구하고 있다.

위기를 이용해 진작에 무릎을 꿇어 버린 그 나라에 신자유주의 ‘개혁’을 강요하는 것이다.

아이티의 외채는 5억 4천6백만 파운드[1조 원가량]다.

2003년에 외채를 갚는 데만 3천5백만 파운드[6백50억 원가량]를 썼고 그 대가로 2천4백만 파운드[4백45억 원가량]의 원조를 받았다. 받은 것보다 더 많은 돈을 빚 갚는 데 쓴 것이다.

출처 영국의 반자본주의 주간지 〈소셜리스트 워커〉 | 번역 김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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