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낙태 근절 캠페인을 벌이는 프로라이프 의사회는 “의사들이 당신을 돕고 아기를 지킬 것”이라고 표방하지만, 그들의 행동 어디를 봐도 도우려는 대상에 여성은 없다.
나 의 옛 직장 동료의 경험은 너무 끔찍하다. 결혼 전 임신을 하게 된 이 동료는 직장에 알려질 것이 두려워 제대로 산전검사를 받지 못했다. 월차, 생리휴가도 쓸 수 없어 걱정만 하던 사이 다섯 달이 지났고, 검사를 받았는데, 아이가 무뇌증을 갖고 있었다. 결국 후기 낙태의 위험 부담과 정신적 충격으로 직장을 그만두고 낙태 수술을 받아야 했다.
저출산 방지 정책과 낙태 근절 캠페인은 팍팍한 현실 속에 자신의 삶을 계획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여성의 현실은 보지 않고, 낙태를 ‘생명경시’로 단순화시켜 여성의 결정에 도덕적 족쇄를 채운다. 여성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 낙태 처벌 시도에 더 많은 여성들이 항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