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경주지부 연대 파업:
“자본의 공격을 막으려면 한 작업장의 문제도 함께 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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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금속노조 경주지부 소속 조합원 3천여 명이 “발레오만도 불법직장폐쇄 철회, 용역깡패 철수와 성실대화 촉구, 강기봉 사장 사죄와 사퇴, 경찰의 노동탄압 중단”등을 요구하며 3월 9일 전면 연대 파업에 돌입했다.
자동차 부품 회사인 발레오만도는 지난 2월 4일 단체협약을 어기고 일방적으로 경비업무를 외주화(아웃소싱)했다.
노조가 이에 항의해서 투쟁에 돌입하자 사측은 설 연휴기간인 2월 16일 새벽에 조합원에 대해서만 직장폐쇄를 단행하고 휴대폰 문자로 이를 통보했다.
발레오만도는 1999년 자본금 1천6백50억 원으로 만도기계 경주공장을 인수했다. 지난 10년 동안 두 번의 감자로 1천1백억 원을 챙겼고, 영업권 상각으로 7백50억 원을 가져갔다. 이 과정에서 주주배당금으로 약 6백억 원을 빼먹기도 했다.
그리고 조세특례법에 따라 매년 18억 원에서 20억 원 정도의 법인세와 각종 세제혜택을 받았다.
그런데도 경제 위기 고통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려다가 노조가 반발하자 직장폐쇄까지 한 것이다.
금속노조 경주지부 최민석 선전부장은 이렇게 말했다. “전국적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것이 경주로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지부 운영위에서 총파업을 결정했다.
“여기서 밀리면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경제 위기 속에서 자본의 공격을 막아내려면 한 작업장의 문제도 함께 싸워야 한다는 것을 공감하면서 파업 투쟁에 돌입하게 됐다.”
전통
금속노조 경주지부는 연대 파업의 전통을 간직하고 있다. 지난 2006년에는 동국대 경주캠퍼스 청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복직을 위해 3천 명이 연대 파업을 해 승리했고, 2007년에도 광진상공지회 여성 노동자 강제 희망퇴직에 맞서 네 시간 주야간 파업을 통해 승리한 바 있다.
2008년에는 사실상 이명박 소유라는 의혹이 있는 ‘다스’에서 민주노조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연대 파업을 추진하다가 사측의 양보를 얻어냈다.
2009년에도 해고와 직장폐쇄를 통해 인지컨트롤스 노조를 파괴하려는 것에 맞서 연대 파업을 결의했고, 결국 승리했다.
이에 대해 최민석 선전부장은 연대 투쟁의 교훈을 이렇게 정리했다.
“처음이 중요한 것 같다.
“동국대 경주캠퍼스 청소용역 노동자들이 해고에 맞선 싸움에서 어려운 결정을 통해 연대 파업을 해서 승리를 했다.
“싸워서 져 본 적이 없었고 이 투쟁들에서 배운 경험이 지금까지 오게 만들었다.
“자본에 맞서 싸워서 이기려면 혼자가 아니라 함께 투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공감이 있어서였다.”
지역 연대파업이 시작되자마자 발레오만도 사측은 즉각 협상에 응했고 이 때문에 연대 파업은 일단 중단됐다. 하지만 협상에서 진전이 없으면 12일부터 파업이 재개될 것이다. 금속노조도 12일 경주에서 ‘금속노동자 대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최민석 선전부장은 “발레오만도 사측에서 직장폐쇄를 철회하고 업무복귀를 인정하면 총파업은 철회되는 것인데, 그게 되지 않으면 전면 총파업 기조를 계속 가져갈 것이다. 승리할 수 있도록 전국적으로 관심을 보내주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