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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여름 다함께

2003년 여름 다함께 '전쟁과 변혁의 시대'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왜냐면...

2003년 겨울 다함께 토론회 ‘변혁인가 야만인가’ 참가자들이 말한다.

“직장 동료를 통해 ‘다함께’를 알게 됐고 ‘다함께’에서 내는 간행물들을 계속 보고 있었죠.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갖고 있었어요. ‘다함께’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고 싶던 참에 토론회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참가하게 되었죠.

“우선 젊은 사람들의 활기 넘치는 모습이 너무나 보기 좋았어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함께 토론하고 주장하는 모습은 제가 평소에는 접할 수 없던 문화였거든요. 정말이지 시간만 된다면 다른 직장 동료들이나 친구들에게도 참가를 권유하고 싶은 마음이더군요. 그때 너무 좋은 경험을 한 덕분에 우리 현장에서도 비록 하루 종일은 아니더라도 퇴근 시간 이후에 한 강의씩이라도 강연회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을 정도예요.

“우리 노동자들은 평소에 접할 수 있는 활동과 주장에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에요. 노동조합 활동만 하다보면 시야도 협소해지게 되구요. 하지만 이런 토론회에 와서 평소에 접하지 못했던 주제들에 대해 마음껏 토론하다 보면 생각도 훨씬 폭 넓어지는 걸 느낄 수 있어요. 한마디로 에너지가 재충전되는 셈이죠.

이번 토론회에도 저 같은 노동자들이 많이 참가해서 사회의 보다 다양하고 폭넓은 문제들에 대해 함께 토론하고 활력을 얻어가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최영규(기아자동차 노동자)

“토론회에 참가하게 된 계기는 사실 좀 특이한 편이에요. 온라인 문학 동호회에서 만난 부산 친구가 한 명 있는데, 이 친구가 토론회 당일 새벽에 올라와서는 리플릿을 보여주며 토론회에 같이 가자는 거예요. 토론회 주제들을 보니까 평소에 관심이 있던 주제도 있고 해서 같이 갔죠. 원래는 학교에 갈 생각이었거든요. 토론회도 하루만 가 볼 생각이었구요. 그런데 가보니까 토론회가 너무 재밌는 거예요. 그래서 다음 날도 갔죠. 그리고 아예 5일 티켓으로 교환해버렸어요.

“이주노동자 문제나 동성애 문제 같은 문제들에 평소에 관심이 있었는데, 주변에서 이런 주제들에 대해 얘기를 듣거나 토론할 기회가 거의 없었어요. 그런데 평소에 토론하기 쉽지 않은 문제들에 대해 끊임없이 얘기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었죠.

“1930년대를 다룬 소설들을 보면 사회주의자, 공산주의자, 민족주의자들이 강연회나 집회에서 자유롭게 연설하고 주장하는 모습을 묘사한 장면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저는 사실 그런 일들은 그 당시에나 가능한 지나간 일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 토론회에서, 그런 장면들이 바로 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거예요. 발제가 끝나자마자 사람들이 나와서 주장하고, 손을 들고 발언 기회를 기다리고, 하고 싶은 얘기는 많은데 제한된 발언시간이 모자라서 안타까워 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제가 읽었던 소설 속 장면들이 막 떠오르더라구요.

“혼자 있다보면 보고 듣는 게 한정돼 있어서 시야가 좁아지고 생각이 정리가 안 되는 경우가 많은데, 사람들과 모여 함께 토론하다 보면 생각이 정리되고 좀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되거든요. 이번 토론회에도 많은 사람들이 참가해서 제가 느꼈던 특별한 경험을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최지현(대학원생)

“토론회는 인터넷을 보고 알게 됐어요. 그 때는 군대에서 막 제대했을 때였는데, 학교에 돌아와 보니까 학생회도 무너지고 동아리들도 다 문을 닫았더라구요. 사실 정말 갑갑했었어요.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해보려고는 했지만 혼자서는 힘에 부치고 생각도 정리가 안 되더라구요. 그러던 중에 인터넷에서 토론회 광고를 보게 됐고, 친구와 함께 참가하게 됐어요.

“‘변혁인가 야만인가’에서는 정말이지 여느 토론회에서는 볼 수 없었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어요. 패널들끼리의 토론이나 참가자들은 수동화되는 토론이 아니라,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참가자들 스스로의 토론과 주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토론이었죠. 그것 때문에 참가자들이 토론회 ‘밖’이 아니라, 모두가 ‘안’에 있다는 느낌, 모두가 주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참가자들이 토론에서 소외된다는 느낌은 전혀 느낄 수가 없었죠.”

이대훈(대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