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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삼성에 맞선 저항이 계속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이건희 원포인트 사면’으로 다시 한 번 삼성이 ‘선출되지 않은 권력’임이 입증됐지만, 삼성에 맞선 저항도 계속되고 있다.

그동안 삼성반도체의 집단 백혈병 문제를 폭로해 온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과 전국금속노동조합 등의 단체들은 지난 3월 2일부터 5일까지를 ‘반도체산업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 주간’으로 선포하고 여러 뜻깊은 행사들을 열었다.

기흥·화성·온양·광주 등 삼성전자 공장 앞 동시다발 1인시위, 아시아 전자산업 노동자의 투쟁과 조직화 과제를 토론하는 국제심포지엄, 추모 문화제 등 여러 행사를 통해 삼성 범죄 공화국의 추악한 실체를 폭로했다.

더불어 반도체산업을 주도하는 국내외의 거대기업들이 끊임없이 벌이는 이윤 경쟁 속에서 노동자들이 수천 가지 독성 화학물질에 노출되고 있는 현실을 폭로했다. 현재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백혈병에 걸려 죽거나 투병중인 노동자들은 22명이 넘고 그 외에도 여러 희귀암 등 수많은 직업병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3월 5일에는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일하다가 22세의 젊은 나이에 백혈병으로 숨을 거둔 고(故) 황유미 씨 추모 3주기를 기리며 추모 문화제가 개최됐다. 이날 추모제에는 삼성에 맞서 싸우는 여러 노동·인권·사회단체등 1백여 명이 참가해 ‘삼성의 무노조경영 속에서 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음’을 폭로하고 ‘민주노조 건설’, ‘이건희 구속’ 등을 외치며 삼성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당일 참석한 고 황유미씨의 아버지는 “이건희가 먹는 거위 간 요리(푸아그라)는 노동자의 영혼이요, 그 요리와 곁들여 먹는다는 1천만 원짜리 와인은 노동자의 피”라며 노동자들의 피땀으로 오늘날 삼성이 됐지만 ‘황제’ 이건희가 ‘신종 놀부’처럼 부를 독식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삼성 때문에 딸을 잃은 아버지가 부패와 비리, 노동탄압으로 얼룩진 삼성의 현주소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장면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다.

이날의 웃지 못할 진풍경은 삼성을 호위하는 경찰이었다. 서울지방경찰청의 지시를 받고 왔다는 서초경찰서 소속 경찰들은 삼성본관의 건물 앞에서 삼성의 호위견이 돼 방패로 진을 치고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도 모자라, 추모 문화제가 ‘불법집회’라며 계속 경고 방송을 내보내 경건하게 치르는 추모 의식을 방해했다.

이날 추모 문화제에는 삼성 백혈병 피해노동자의 유가족들뿐만 아니라, 삼성LCD공장 뇌종양 피해노동자도 장애1급의 몸으로 휠체어를 타고 나왔다. 또 삼성의 ‘무노조’ 탄압에 맞서 민주노조를 건설해 온 삼성하청 동우화인캠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2009년 국감에서 삼성반도체가 1급 발암물질 벤젠을 사용한다고 폭로한 민주노동당의 홍희덕 국회의원도 참석했다.

삼성 직업병 책임과 노조탄압중단 촉구 국제청원운동

추모 주간 내내 국제 참가단이 함께했다. 미국의 실리콘벨리독성물질방지연합(SVTC)의 대표이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위한 국제운동단체(ICRT) 활동가와 대만 RCA전자회사 피해노동자(RCA 전자회사의 노동자들 중 3천 명이 암에 걸리고 그 중 2백여 명이 사망했다)와 산업재해노동자협의회(TAVOI), 아시아감시센터(AMRC) 홍콩 활동가 등 각국의 활동가들이 참가해 전세계의 반도체· 전자 산업의 자본가들이 노동자들을 어떻게 죽음과 고통으로 몰아넣고 있는지를 폭로했다.

국제 참가단은 3월 초부터 “삼성의 직업병 책임 인정과 안전하고 인간적인 노동조건 제공을 촉구하는 국제 청원 운동”을 전 세계에서 동시에 진행중이라고 소개하며 폭넓은 동참을 호소했다. 한국의 금속노조와 ‘반올림’도 공동 발의한 국제 청원 운동은 한국 정부가 삼성에게 산재피해의 책임을 물으라고 촉구하고, 삼성 반도체산업에 사용되는 유해물질 공개, 삼성의 노조탄압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이 서명에 동참하는 방법이 반올림 카페(http://cafe.daum.net/samsunglabor)에 자세히 소개돼 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의 동참을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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