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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성명서:
‘프로라이프 의사회’의 반낙태 집회 개최를 비판한다! 낙태근절캠페인을 중단하라!

어제(3월 24일), ‘프로라이프 의사회’가 주최하는 ‘2010년 태아 살리기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이들은 이번 집회에서 앞으로 5대 정책 과제를 제시하고, 범국민 서명운동을 벌이겠다고 선포했다.

이들이 ‘생명 존중’이라는 미명 하에 행사를 열고 5대 정책과제를 통해 미혼모와 장애아에 대한 정부의 보육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 요구의 궁극적인 목적은 낙태를 금지시키는 것이다.

육아 지원을 대폭 확대하라는 것은 진보적 여성운동이 오랫동안 앞장서서 요구해 온 것이었다. 올해 진보진영이 개최한 102주년 3·8 세계여성의 날 행동의 주된 요구도 바로 양육 지원 강화였다.

그런데 그동안 여성의 양육부담을 줄이라고 요구하는 운동에는 참가하지도 않았던 이들이 새삼스럽게 육아 지원 요구를 부각시키는 것은 낙태 처벌 강화에 비판적인 여론을 무마하고 낙태근절캠페인의 반여성적 성격을 감추기 위한 것이라고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들의 핵심적인 목적이 낙태하는 여성을 처벌하는 데 있다는 점은 ‘프로라이프 의사회’의 전신인 ‘진오비’가 지난해 말 낙태근절캠페인을 선포하면서 제시한 10대 과제를 봐도 알 수 있다.

10대 과제 중 첫 번째가 바로 현재 매우 제한적으로 허용되는 낙태허용사유 다섯 가지 조차 폐지하라고 요구하는 것이었다. 이 요구에 따르면, 강간으로 임신한 여성이 낙태를 해도 처벌받게 된다. 이들은 원치 않는 임신으로 받게 될 여성의 고통과 이후의 삶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또한 ‘프로라이프 의사회’가 오늘 집회에서 홍보한 ‘낙태 후 후유증’도 낙태에 대한 근거 없는 공포심을 부추기는 것일 뿐이다.

미국에서 일부 낙태반대론자들이 ‘낙태 후 후유증’을 들어 낙태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여러 조사 결과 낙태한 여성에게 후유증이 남는다는 실질적 근거는 없다고 밝혀졌다. 미국정신의학협회와 미국심리학협회에서 ‘낙태 후 증후군’을 인정하지 않는 것도 바로 근거가 불충분하기 때문이다.

여성들은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안전한 낙태를 할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 낙태 처벌이 강화되면 낙태 시술은 점점 음성화될 것이고, 안전한 낙태 시술이 점점 어려워질 것이다. 각종 언론 보도에서 드러난 것처럼 이미 이런 일들이 현실화되고 있다. 낙태 처벌 강화로 고통 받게 되는 건 바로 여성들이다.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하라는 요구는 여성의 삶에 대해 여성 스스로가 결정할 권리를 보장하라는 것이다.

여성이 자신의 몸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다면, 여성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계획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원치 않는 임신을 중단할 권리는 국가도, 산부인과 의사도 아닌 여성 자신이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프로라이프 의사회’가 일련의 낙태근절캠페인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프로라이프 의사회’의 낙태 시술 병원 고발 이후, 낙태를 근절하겠다며 낙태를 더 어렵게 하는 시도를 해 온 정부도 낙태 단속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우리는 앞으로도 정부와 낙태반대진영의 낙태 단속과 처벌 시도에 맞서 활동해 나갈 것이다.

2010년 3월 25일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다함께, 민주노동당 여성위원회, 사회진보연대,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N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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