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평생을 평교사로 일한 최홍이 서울시 교육감 예비후보의 저서 《아름다운 전쟁》, 《평교사는 아름답다》에는 무엇보다 원칙을 중요히 여기고 살아온 그의 삶이 그대로 담겨 있다. 독재자 전두환이 수업을 참관하자 수업을 중단해 버린 에피소드는 목숨보다 신념을 중히 여기는 그의 성품을 잘 보여 준다.
그는 “내 수업 중에 신군부의 실세와 마주하고 있다니, 수업을 중단하자” 하는 대쪽 같은 강단으로 부패한 친정부 교장들에게 ‘돈키호테’라는 별명을 얻었다.
‘돈키호테’ 평교사는 교육위원이 된 후 별명을 또 하나 얻었다. ‘포청천’이다. 그는 교육위원이 되고서도 “교장 하려면 최홍이를 제거해야 한다”는 명성을 그대로 이어 갔다. 부패한 관료 행정을 묵과하지 않은 것이다. 교육위원이 되자마자 그가 한 일은 교육부, 교육청과 결탁한 교장들과 한판 싸움을 벌인 것이다.
한편으로 그는 소신을 실현할 수 있는 추진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당곡고등학교에 재임하던 시절, 그는 ‘학교 주변 주차금지 및 견인구역 지정 투쟁’을 6개월 동안 벌여 성공했다.
학생, 학부모, 교사들의 차량 사고 실태를 조사하고 가정통신문으로 학부모를 설득하고 주민 설명회를 열어 주민들을 설득했다. 결국 ‘투쟁’은 성공했고 아이들의 등하굣길은 안전해졌다.
그를 이렇듯 투사로 만든 것은 무엇이었나. 그의 또 다른 저서인 《고추잠자리》는 조심스레 실 끝을 내보인다.
《고추잠자리》의 첫부분은 그의 어린 시절을 다룬다. 일제에 항거한 광주학생운동으로 퇴학당한 독립운동가였던 아버지는 보도연맹 사건에 휘말려 좌익 사범으로 총살당한다. 이것은 20세기 거의 내내 ‘해외여행에 결격 사유가 있는 자’로 사는 비애를 알게 했고, 퇴학을 당해도 옳다면 굽히지 않는 대쪽 같은 성품을 물려줬다.
핍박받고 차별받는 설움을 아는 그가, 돈이 없어 폐결핵을 치료하지 못해 결국 학교를 그만둔 명희를 보고 안타까워만 할 수 있었을까. 강직하고 아이들을 사랑하는 그가 공장 사장이 일요일 등교를 불허해서 제적당한 진구, 전신마비의 몸으로 전철로 통학하다 결국 포기한 완석을 보고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있었을까. 결국 그를 투사로 만든 것은 “계급을 고정시켜 그 현상을 대물림”시키는 현실이었다.
《고추잠자리》에서 그는 “못생긴 꽃”에 관해 말한다. “새들은 저마다 다른 소리로 사랑을 나누고, 풀꽃들은 제 향기로 생명을 노래한다.” 결국, “잡초는 없다.” “못생긴 꽃[도] 없다.”
모든 아이들이 “제 향기로 생명을 노래하는” 교육, 아이들이 ‘물고기처럼 자유롭게 날 수 있’는 교육을 원하는 분이라면 ‘못생긴 꽃’을 위해 평생을 살아온 평교사의 저서를 읽어 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