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들의 무원칙한 이중잣대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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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서울시 민주진보 교육감·교육의원 후보 범시민 추대위원회’(이하 추대위)는 1백72개 전원회의 단체가 추천한 시민공천단 투표(30퍼센트), 운영위원 31명의 투표(20퍼센트), 여론조사(50퍼센트)를 반영해 4월 14일 후보를 결정한다.
추대위는 경선 일정과 규칙을 결정하는데,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NGO들은 ‘경쟁력 있는 후보’ 발굴을 이유로, 일부 후보들은 충분한 후보 검증을 이유로 일정 연기를 요구했고, 이 때문에 원래 3월 12일로 예정한 후보 선출 일정이 한 달 넘게 미뤄졌다.
또 NGO들의 요구로 경선 규칙도 일부 변경됐다. 후보 등록(3월 20일) 직후 열린, 3월 23일 운영위원회 회의와 전원회의에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소속 단체인 여성민우회,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KYC 등 9개 단체를 운영위에 포함시켜 달라는 것과 선출 배점 중 운영위 단체들의 권한을 축소할 것을 요구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소속 단체들은 자신들이 시민들의 시각을 대변해 대중적 후보를 잘 뽑을 수 있고, 추대위에서 자신들이 소외·배제돼 왔다며 운영위에 포함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전자는 논할 가치가 없을 만큼 오만한 태도다.
후자는 NGO들도 “[운영위 내부] 세력 균형을 맞추기 위해 여러 차례 논의를 해”(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박경양 이사장) 왔고, 그 결과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참여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운영위에 포함된 것이므로 사실무근이다.
또한 이는 명백한 이중잣대이자 무원칙한 태도다. 사실 NGO들은 다함께를 비롯한 몇몇 단체들이 1월 13일 추대위 출범 전원회의에서 운영위를 개방적으로 구성할 것을 주장했을 때 다른 주요 세력들과 마찬가지로 한사코 반대했다.
후보 선출 배점에서 운영위 단체가 전원회의 단체에 비해 커다란 비중을 가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규칙은 주요 NGO 단체들도 참석한 수차례 운영위 회의와 전원회의를 거쳐 결정된 것이므로 마치 논의에서 배제된 것처럼 얘기한 것도 사실이 아니다.
심지어 3월 23일 전원회의에서 한국여성민우회 김인숙 대표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추대위를 탈퇴하겠다고 압력을 넣었다.
NGO들은 탈퇴를 카드로 추대위를 압박하고 발목 잡아 규칙과 일정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변경되자, 운영위 가입 요청을 철회했다.
추대위는 후보 결정 후, 선거대책기구로 전환해 교육감 선거를 치르게 된다. 진보 후보가 승리하려면 이명박의 신자유주의 교육 정책에 분명히 반대하는 정책을 내세우고 단체와 개인 들의 열의를 충분히 끌어내 선거를 치러야 한다.
그러나 NGO들이 무원칙한 태도를 반복한다면 민주적이고 개방적이며 협력적인 운영과 상호 신뢰를 해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