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게이트\' - 굿바이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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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게이트' - 굿바이 노무현
‘굿모닝 게이트’가 지금 노무현 정부와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윤창열 리스트’는 부패한 정치인들을 안절부절못하게 만들고 있다. 이들이 아침에 서로 “혹시 너도 굿모닝?”한다는 비아냥도 있다.
1백80억 원을 훔친 떼강도에게 피해자가 변호사를 선임해 주고 경찰이 호텔에서 술까지 대접했다는 ‘김영완 게이트’에 이어서 ‘굿모닝 게이트’ 또한 상식을 뛰어넘는다.
윤창열은 겨우 5천만 원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했다. 사채시장에서 19억 5천만 원을 빌려 자본금 20억 원을 만들었다. 대형 쇼핑몰을 짓는다고 3천3백명의 계약자들에게 3천5백억 원을 거두었다. 이어서 금융기관에서 1천억 원을 대출받고 사채시장에서 9백억 원을 빌려 금새 5천억 원을 만들어냈다. 작년 말에는 자산 2천6백50억 원의 건설회사 (주)한양을 불과 보증금 2백40억 원에 헐값 인수했다.
이런 일은 서울시, 중구청, 주택공사, 국세청, 금융기관의 각종 특혜와 허가,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0억 원으로 1조 원을 벌었다는 윤창열 ‘신화’를 위해서 정치권과 권력기관에 2백억 원의 검은 돈이 뿌려졌다.
사기분양의 피해자들인 ‘굿모닝시티 계약자협의회’가 청와대와 검찰에 제출한 리스트에는 민주당·한나라당·자민련의 전현직 의원 27명, 검찰 인사 12명, 경찰 인사 9명, 언론인 1명과 연예인 2명의 이름이 올라 있다.
‘윤창열 리스트’ 중에서 밝혀진 것은 현재 구속된 자민련 출신의 주택공사 사장인 권해옥과 민주당 대표 정대철이다. 이어서 의혹이 보도된 김원기, 문희상, 신계륜, 이해찬, 손학규는 항상 그렇듯 윤창열과 “만난 적도 없다”고 발뺌하고 있다.
그러나 권해옥도 작년 9월 국정감사 때 윤창열을 “전혀 모른다”고 잡아뗐다. 정대철도 ‘그런 적 없다’ → ‘2억 받았다’ → ‘4억 받았다’로 말이 바뀌었다. 청와대 정무수석 유인태는 “지금 법대로 하면 안 걸릴 정치인이 어디 있느냐”고 말한다.
정치 위기
이 때문에 ‘물귀신’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혼자만 받은 것도 아닌데 왜 십자가를 져야 하냐”는 정대철은 “대선 때 기업들로부터 2백억 원을 걷었다”고 폭로했다. 정대철이 민주당 대선자금을 물고 늘어지자 민주당은 한나라당도 대선자금을 공개하라고 나섰다.
‘우리는 모두 한배를 탔다’는 공범의식은 ‘방탄국회’ 소집으로 나타난다. 현재 정대철 외에도 비리 때문에 민주당 박주선과 한나라당 박명환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나와있다.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여야는 8월 임시국회 소집에 합의했다.
민주당은 이번 제헌절 기념 논평에 원래 들어 있던 “법을 만드는 사람이나 법을 집행하는 사람, 일반 국민 모두 법을 제대로 지켜야 한다”는 낯간지러운 문구를 슬쩍 삭제했다.
이들은 실컷 불법비리를 저지른 다음 “법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둘러댄다. 부정부패를 막자는 법도 안 지키는 자들이 노동권을 부정하는 법은 ‘악법도 법’이라며 두둔해 온 것이다.
‘굿모닝 게이트’는 현재 대선자금으로 번지며 노무현 정부를 정당성 위기, 정치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굿모닝시티 계약자협의회’의 조양상 회장은 민주당 대선경선에서 돈이 집중적으로 오간 것과 청와대 행정관과 굿모닝시티 임원이 의형제를 맺은 것을 들어 노무현에게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노무현은 최근 공무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괴롭고 힘이 든다”고 한탄했다. 〈조선일보〉마저 “정권을 지지하고 안 하고가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남은 4년 7개월 동안 나라가 어찌 될 것인지”라며 걱정했다(7월 17일치 사설).
노무현 정부 역시 옛 정부들처럼 부패한 정부임이 분명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