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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연못〉 2009년, 이상우 감독:
60년이 흘러도 지울 수 없는 잔인한 기억

<작은 연못>, 2009년, 이상우 감독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7월 충청북도 산골마을. 전쟁중임에도 “우리 같은 농사꾼들이야” 아무 일 없을 거라고 믿은 그들에게 끔찍하고 무서운 일이 벌어진다. 작전지역으로 지정됐다는 이유로 미군이 마을주민들을 남쪽으로 피난가도록 유도하고는 ‘즉각 포위’ 명령을 내리고, 쌍굴다리와 철길에서 이들을 학살한 것이다. 이 사건으로 1백32명이 사망했다.

‘노근리 학살 사건’을 배경으로 한 영화 〈작은 연못〉은 역사 속에 사건을 묻고 은폐하기에만 바빴던 미국과 한국 정부에 맞선 지난한 투쟁과 요구 속에서 제작·기획됐다.

미군은 당시 “모든 난민이 남쪽 경계를 넘어오지 못하게 하도록 명령하고, 조직적 소개(제거)계획을 입안하라”(8군 본부에서 모든 미군 전투부대에 보낸 명령)는 명령에 따라 피난민을 폭격했다.

영화는 눈앞에서 벌어진 가족과 친구들의 죽음을 과장 없이 그린다. 별도의 주인공은 존재하지 않지만, 피해자 증언과 인터뷰, 자료조사를 통해 얻은 정보를 바탕에 두고 주민의 ― 특히 어린아이들 ― 경험을 생생히 그린다.

한국전쟁 중 학살은 비단 노근리에서만이 아니라 곳곳에서 벌어졌다. 그런데도 우익들은 전쟁 발발 60년을 맞아 한국전쟁의 무용담을 늘어놓고 호들갑을 떠는 데 여념이 없다.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60년이 흘렀지만 미국의 제국주의 전쟁으로 인한 고통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계속되고 있다. 영화 〈작은 연못〉은 한반도가 전쟁터가 돼 평범한 이들에게 씻을 수 없는 잔인한 기억을 남긴 그때를 진심 어린 시선으로 본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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