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
엘리트들이 왜곡한 타이 민주화 운동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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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일스 자이 웅파콘은 타이 엘리트들이 붉은 셔츠 운동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자일스는 타이 사회주의자이며, 2006년 쿠데타를 옹호한 국왕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국왕모독죄로 기소된 뒤 영국으로 망명했다.
최근 타이 정세의 기본 사실을 다시 한 번 짚어 보자.
첫째, 평화롭고 질서정연한 시위자들을 해산시키려고 자동소총과 실탄으로 무장한 군인과 탱크를 보낸 정부는 시위대를 상대로 살상무기를 사용할 의사가 있음이 분명하다.
정부가 말하는 ‘테러리스트’들이 있건 없건 시위대 진압 과정에서 군인들은 발포를 하게 될 것이다. 솔직히 나는 이 ‘테러리스트’들이 무력 진압의 빌미를 만들려고 군부가 보낸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
그러나 이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테러리스트’들은 붉은 셔츠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오히려 붉은 셔츠 활동가들은 지지자들에게 자중을 당부해 왔다.
그들은 군인에서 빼앗은 무기가 우발적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한 곳에 저장해 놓았고, 군대가 시위자에게 무지막지한 폭력을 행사한 것과 달리 잡은 군인들을 잘 보살펴 주었다.
그러나 정부는 민간인을 상대로 군사력을 사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 기관총과 탱크의 목적은 국수를 만드는 것도, 관광객들에게 사진 찍을 기회를 주는 것도, 도로를 보수하기 위한 것도 아니다.
지난 40년 동안 타이 엘리트들은 여섯 번이나 비무장 민간인을 학살했다. 그중 다섯 번 — 1973년, 1976년, 1992년, 2009년, 그리고 2010년 지금 — 은 방콕 시내에서 벌어졌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하루빨리 타이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의 원칙이 확립돼야 한다. 학살에 책임이 있는 엘리트 인사, 정치인, 장군 들은 공식적으로 처벌받아야 한다. 전체 군사령부가 강제 전역하고 국방비를 대폭 삭감하고 군의 영향력을 크게 줄여야 한다.
또, 국왕모독법과 기타 반민주적 법들을 폐지해야 한다. 더는 공화주의나 공산주의의 위협을 막겠다며 민간인을 살해하지 못하도록 말이다.
‘테러리스트’
남반구초점을 포함해 이른바 ‘중립적’ NGO들은 “양쪽이 모두 유혈 사태에 책임이 있다”고 사태를 호도한다. 이것은 정부의 책임을 덜어 주는 것으로 코끼리 발에 밟혀 죽은 개미에게 왜 코끼리 발 바로 밑에 있었냐고 문책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2006년 쿠데타와 쿠데타 세력을 지원한 준파시스트적 ‘노란 셔츠’가 2008년에 무기를 사용해 정부 청사를 공격하고 선출된 의원들이 국회를 개원하는 것을 강제로 가로막고 국제공항을 점거하고 큰 피해를 줬지만, 그들은 처벌받기는커녕 군부와 현 대통령 아피싯의 지지를 받았다.
반대로, 붉은 셔츠는 방콕의 일부 도로를 점거했을 뿐이다. 그들은 사람을 쏘지도 않았고 건물을 파괴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정부는 ‘붉은 셔츠 테러리스트’라는 거짓말을 지어냈다. 그들은 얼마 전 군인들이 민간인에게 무기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했다.
둘째, 현 아피싯 정부는 민주적으로 선출되지 않았다. 이 정부는 2006년 군사 쿠데타, 두 번의 사법 쿠데타, 노란 셔츠의 난동과 군부의 지원으로 집권했다.
아피싯의 민주당은 선거에서 과반의 표로 승리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민주당은 군부와 검열의 도움으로 타이를 독재 국가로 만들어 권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붉은 셔츠의 요구 — 현 정부의 사임과 민주적 선거의 즉각 실시 — 와 시위는 1백 퍼센트 정당하다.
민주적 선거가 위기를 해결하지 못할 거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타이 엘리트, 군부, 왕당파, 중간계급, 노란 셔츠, 학계, NGO와 민주당이 다수 득표와 민주주의를 무시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다른 모든 독재 지지자들과 마찬가지로 타이 유권자들의 “수준이 매우 낮아 투표권을 줄 수 없다”고 말한다.
셋째, 붉은 셔츠가 국가와 왕정을 공격하고 반역죄를 저질렀다는 비난이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에서 누구에게 진정으로 주권이 귀속돼야 하는지 생각해 보자. 바로 민중이다. 오히려 붉은 셔츠가 주권을 옹호하고 있다.
정부, 군부와 왕당파들은 민중을 상대로 반역죄를 저질렀다. 바로 이것이 진실이다.
아피싯 정부는 당장 사임해야 한다. 군대는 막사로 돌아가고 민중이 타이 사회의 미래를 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