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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G20 회의 의제의 실체 파헤치기

이명박은 한국이 주도권을 발휘해서 11월 서울 정상회의를 이끌겠다고 한다. 이른바 서울이니셔티브가 그것이다. 그 주요 의제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글로벌 균형 성장”. 미국의 대(對)중국 무역적자액이 전 세계 경상적자액의 43퍼센트에 이를 정도로 그 규모가 너무 커져서 세계경제 회복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IMF는 그동안 두 가지 해결책을 내놓았다. 중국이 위안화를 절상하거나 미국이 재정확대 정책을 철회하거나.

그러나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위안화가 절상됐지만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크게 줄지 않았다. 그래서 위안화 평가절상이 중국산 수입제품의 가격만 높여 미국의 소비 수요를 억제할 거라는 견해와 미국이 재정확대 정책을 철회하면 경기침체가 올 수 있다는 견해 사이에서 엎치락뒤치락할 것이 분명하다.

IMF는 2월 인천에서 열린 G20 재무차관회의에서 예고편을 발표했다. “향후 10∼20년간 GDP 대비 부채비율을 위기 전보다 낮은 수준으로 줄이는 긴축정책을 시행해 재정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

한마디로 공공지출을 줄이라는 것이다. 건강보험 지출을 줄이고 민간보험시장을 활성하라는 주문도 있다.

‘자유화’

둘째는 국제금융기구 개혁 의제다. IMF 내에서 미국과 유럽의 대표성은 과대대표돼 있다. 미국은 중대 사안을 놓고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다.

그러나 IMF 내에서 개도국의 지분율이 높아지고 IMF 총재와 부총재가 개도국 출신이 된다고 해서 “IMF가 미국 재부무 지부”라는 성격이 근본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노엄 촘스키는 “IMF는 지금도 미국의 재무부 지부에 불과하다. IMF가 개과천선할 것이라고 믿어야 할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비판했다.

한국에게 IMF 구제금융 조건을 강요한 미셸 캉드쉬 전 IMF 총재와 금융위기의 시발점이 된 대형투자은행과 파생상품을 조장한 전 골드만삭스 회장이자 전 미 재무장관인 로버드 루빈이 IMF 개혁을 사실상 관장하는 ‘IMF 운영개혁위원회’의 주요 인물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세계경제 위기에서도 IMF의 악명높은 구제금융 조건은 바뀌지 않았다.

IMF는 구제금융을 받은 우크라이나·아이슬란드·그루지야·헝가리·라트비아·파키스탄·세르비아·벨라루시에 한결같이 고금리와 임금동결, 긴축정책을 요구했다. 이는 해당 국가의 교육, 의료 등 사회정책 예산 축소로 이어졌다.

장하준 케임브리지 대학교 교수는 “G20에서 합의된 경기부양액의 대부분이 IMF 자본확충에 쓰이는데 최근 몇 달 동안 IMF가 10여 개국에 체결한 자금 지원은 경기부양이나 성장촉진보다는 경기회복에 나쁜 것들을 부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셋째, 이명박은 11월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빈곤국 지원을 핵심 의제로 논의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G20이 내놓는 빈곤 해결책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자유화’다.

G20 지도자들은 ‘자유화’ 해결책이 빈곤 척결의 핵심 방안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아프리카 빈곤국들에게 필요한 것은 기업을 위한 ‘자유화’가 아니다. 아프리카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사활적으로 중요한 것은 마을 곳곳에 안정적인 식수 제공을 위한 우물과 예방접종 주사 그리고 식량 무상 지원이다.

IMF는 미국 재무부 지부

현재 원조는 빈곤국들의 필요에 맞춰져 있다기보다 선진국의 필요에 맞춰져 있다. 원조를 주는 나라의 상품만을 사용하고 차관도 포함되는 공공개발원조(ODA)의 구조 때문에 “실제로 원조국들은 원조의 평균 7퍼센트만을 인간발전의 가장 시급한 부분에 할애하고 있다.”(〈유엔개발계획보고서〉)

그나마 원조는 계속 줄고 있고 한국의 ODA 지출 수준은 OECD 국가 내에서 꼴찌다.

넷째, 기후변화와 녹색성장도 서울 정상회의 때 다뤄질 의제다. 이명박은 ‘글로벌 녹색경제 질서’ 운운한다. 그러나 G20 정상회의는 기후변화 문제를 진지하게 다룬 적이 없다.

그나마 기후변화 문제를 본격 다뤘다고 하는 지난해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린 제3차 G20 정상회의 합의에는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여기에는 화석연료 보조금 철폐를 위한 구체적 실행 계획이나 강제 규정도 없고, 청정에너지 기술의 유포나 이전도 순전히 “자발성에 기반을 둬야 한다”고 못박았다.

G20 국가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 세계 온실 가스 배출량의 4분의 3이 넘는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꾀죄죄한 합의다.

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G20은 경기부양 예산의 80.5퍼센트를 녹색 부문에 배정했다며 한국을 녹색국가로 칭송했다. 우리는 여기에 4대강 죽이기 사업 예산이 포함돼 있다는 것을 알릴 의무가 있다.

한마디로 서울 정상회의 의제들은 무능한 자본주의적 대안이다.

G20 항의 운동이 준비되고 있다

이명박은 집권 후반기의 정당성을 얻으려고 G20을 적극 활용하고자 한다.

그런 점에서 G20 항의 운동은 G20 정상회의 유치를 가장 중요한 치적으로 장식하기를 원하는 이명박의 신경을 매우 거슬리게 할 투쟁이다.

이미 민주노총의 제안에 따라 4월 중순에 시민사회민중단체 준비회의가 열렸고 조만간 공동기구가 꾸려질 전망이다.

현재 민주노총은 11월 11일에 대중 시위를 하자고 제안해 놓고 있다.

또, 11월 6~13일을 항의 주간으로 삼겠다고 결정했다.

G20이 경제 위기의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겨 온 기구였던 만큼, 이에 저항하는 시위를 최대한 크게 건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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