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프트21〉 30호에 실린 한 대학생다함께 독자의 편지 ‘철도 노동자들과 대화하며 느낀 점’을 잘 읽었다. 나 또한 최근 철도노조 홍보전과 단합대회에서 알게 된 노동자들과 만나면서 어려움을 느꼈기에 더욱 공감이 갔다.
노동자들에게 어떻게 말을 꺼낼지 고민하다가 ‘철도노조 투쟁이 정당하다는 내 진심을 어떻게 전달할까?, 어떤 요구를 제기하며 투쟁하는 것일까?’ 등 내가 궁금한 것들을 수첩에 적어가며 정리하다보니 오히려 ‘입을 떼기’가 수월해졌다. 그동안 〈레프트21〉에 실린 해당 기사들을 검색하고 언론에 보도된 저들의 이데올로기 공격을 파악하는 것 또한 매우 유용했다.
나부터 왜 이 투쟁을 지지하는지가 분명해지자 노동자들을 만나 진심을 전하게 됐다. 또, 노동자들의 투쟁 요구에 대해 자세히 묻는 과정에서 생소한 단어들이 나오면 오히려 노동자들이 종이에 적어가며 일일이 알려주기도 했다. ‘전문가’인 노동자들의 설명은 이해하기가 쉬웠다.
또, 나는 다함께 학생회원들이 함께 활동하는 노동자 회원들과 일상적으로 토론하는 것부터 시작하기를 권한다. 이것이 노동자와 학생이 섞여 함께 활동하는 다함께에서 누릴 수 있는 장점이 아니겠는가. 이런 일상적 대화는 ‘노동자들의 삶과 투쟁 경험’을 이해하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이 될 것이며 노동자들에게는 정치적 고민을 확대하는 고리가 될 것이다.
내가 직장을 다니면서 힘들 때, ‘젊은 학생’들이 노동자가 느끼는 소외가 무엇인지 내게 꼬치꼬치 물어보고 극복 대안을 적극 제기한 토론들이 당시 내가 길을 잃지 않게 한 커다란 힘이었다.
이런 상호 교류가 “대중적 투쟁이 분출하기 오래 전부터 투쟁이 승리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이해하는 사람들이 노동자들 사이에서, 학생과 지식인들 사이에서 네트워크를 미리 구축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던 영국 사회주의자 고(故) 크리스 하먼의 주장을 실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