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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연구자 107명의 진보신당 후보 지지 선언이 아쉬운 까닭

5월 26일 김세균, 장상환, 손호철, 조돈문, 강내희, 김상조, 조희연, 박태호 교수 등 학계 인사 107명이 지방선거에서 진보신당 지지를 선언했다.

반MB 민주연합의 구성 요소들인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민주노동당이 오늘의 위기를 극복하고 희망찬 내일을 가져 올 대안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진보신당을 지지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오래 전부터 민주노동당 지도부의 반MB 민주연합을 강력하게 비판해 왔다.

그런데 문제는 진보신당 지도부도 반MB 민주연합을 놓고 좌고우면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유야 어떻든 간에 진보신당은 초기에 ‘5+4 회의’에 참여했다.

지금은 완주 의사를 좀 더 분명하게 밝히고 있지만, 노회찬·심상정 후보도 한때 야권 단일화를 위해 사퇴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하곤 했다.

무엇보다, 부산과 고양 등에서 현재 진보신당은 반MB 민주연합의 일부다.

그러니 반MB 민주연합을 문제 삼아 민주노동당은 빼고 진보신당만 지지하겠다는 것은 외눈으로 상황을 보는 것이라 온당한 결정이 되지 못한다.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진보 후보가 출마한 곳에서는 진보 후보에게 투표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복수 출마한 곳에서는 좀 더 좌파적인 후보를 지지하고, 진보 후보가 출마하지 않은 곳에서는 진보적 노동자들이 ‘개혁적’이라고 여기는 민주당이나 국민참여당 후보에게 비판적으로 투표하는 게 좋겠다고 덧붙인 바 있다).

가령,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진보 후보는 진보신당의 후보다. 따라서 이 선거들에서는 진보신당 후보들에게 투표하는 것이 진보적 정치 대안 건설 대의에 부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말한 진보 후보에는 민주노동당 후보도 포함된다.

민주노동당을 민주당·국민참여당과 구별하지 않고 똑같이 취급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세 당이 반MB 민주연합의 구성 요소이긴 하나, 민주노동당은 그럼에도 노동자 진보정당인 반면, 나머지 두 당은 자본가 야당이다.

특정 당의 성격을 분석할 때, 단지 이데올로기만 봐서는 안 되며 무엇보다 그 당의 사회적 토대를 봐야 하는 것이다.

사실 민주노동당이 노동자 진보정당이라는 점 때문에 반MB 민주연합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노동자 정당과 자본가 정당의 연합은 노동자 정당의 강령을 자본가 정당의 저열한 그것으로 낮추고, 무엇보다 노동자 투쟁이 고양될 때 자본가 정당과의 동맹 유지를 위해 그 투쟁을 제약할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민주노동당 후보가 유일 진보 후보인 선거구에서 투표에 기권한다면, 진보 정치를 염원하는 대중과 불통하게 될 것이다. 진보 정치 염원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비판적 투표를 해야 한다.

그래서 진보신당만 지지하기로 한 이번 선언이 매우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