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하루 전인 6월 1일, 나는 명지대학교 당국으로부터 다급한 전화 한통을 받았다. “네가 붙인 대자보 때문에 학생복지팀이 곤란하게 됐다”는 것이다.
사이버수사대가 학교에 와서 학교에 붙은 대자보들을 문제 삼고 자보를 쓴 나를 조사해 갔다고 했다.
대자보에는 천안함 사건을 이용해 보수세력 결집과 안보 위기 조성에 열을 올리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었다.
학생복지팀장은 내게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은 앞으로 좀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명박 정부가 노린 게 바로 이것이다. 안보 위기를 과장해 불만과 저항을 억누르고 비판의 목소리를 탄압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정치적 위기에 직면한 이명박 정권의 초조함의 반증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