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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에서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한 미국

6월 7일 국제앰네스티는 지난해 12월 예멘 공습에 미군이 개입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앰네스티는 미군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파편과 불발한 집속탄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지난해 12월 17일 예멘 아비얀 주 농촌지역인 알 마잘라 마을이 공습을 당한 직후 촬영한 것으로, 앰네스티는 공습에 이 무기들이 사용된 게 명백하다고 말했다.

예멘 정부는 알카에다 훈련소가 있다며 알 마잘라를 공습했다. 그러나 공습으로 숨진 55명 중 대다수는 민간인이었다. 사망자 중 여성은 14명이고 어린이는 21명이나 된다.

그동안 예멘 정부는 미군 전투기가 공습에 참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이번 앰네스티 발표로 그 말이 거짓임이 분명히 드러났다. 게다가 미군이 악명 높은 집속탄을 사용한 것까지 확인됐다.

집속탄은 큰 폭탄 하나 속에 든 수많은 작은 폭탄이 흩어져 터지는데, 살상 반경이 넓고 그 대상도 무차별적이다. 불발률이 높고 생명력도 길어 공습이 끝난 뒤에도 대인지뢰처럼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다. 그래서 인권단체들은 국제적으로 집속탄 사용 금지를 촉구해 왔고, 오는 8월 1일부터 집속탄 사용 금지 협약의 효력이 발생한다. 물론 미국은 이 협약에 조인하는 것을 거부했다.

앰네스티는 미군이 사용한 집속탄에 “반경 1백50미터 이내 살상력을 가진 날카로운 강철 조각 2백여 개와 주위의 가연성 있는 물체는 모두 태워 버리는 소이제도 들어 있다”고 지적했다.

예멘의 호전적인 독재 정부를 후원하고, ‘대량살상무기’를 민간인에게 퍼붓는 미국 지배자들이 예멘을 “글로벌 테러 기지”라고 비난할 자격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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