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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노동자가 말하는 ‘국민건강보험 하나로’ 모임의 맹점

나는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다. 최근 건강보험료를 1만 1천 원 더 내면 의료비를 90퍼센트 보장받을 수 있다는 ‘국민건강보험 하나로’ 시민회의 준비위원회가 출범해 주목받고 있다. 이 문구대로라면 환자는 의료보험료 외에 추가 의료비를 전혀 낼 필요가 없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병실료, 선택진료비, 초음파, MRI는 물론이고 로봇수술, 신약, 새로운 재료비, PET검사 등 보험이 안 되는 비급여 항목이 늘고 있다.

보험료 인상하면 병원비 걱정 없는 ‘기적’이 일어난다는 이들의 주장은 비현실적이다.

예를 들면 갑상선암을 수술할 때도 의사들은 보험 적용이 돼 2백만 원 정도 드는 절개수술이 아니라 ‘다빈치 로봇수술’이라는 보험이 안 되는 수술을 권한다. 절개수술을 하려면 평균 7~8개월을 기다려야 한다면서 두 달 기다리면 수술 가능한 로봇수술을 하라고 한다.

환자도 흉터가 적게 남는 로봇수술을 선호한다. 그러나 이 수술은 1천2백만 원~1천3백만 원이나 든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환자가 모든 부담을 져야 한다.

대형병원들은 이처럼 보험이 안 되는 수술을 환자들에게 적극 권유한다. 전립선암도 일반수술은 3백만 원인데, 로봇 수술은 1천6백만 원이다. 유방암 환자에게 2백만 원 드는 수술 외에도 건강 보험이 적용 안 돼 1천5백만 원이나 드는 유방복원술을 함께 하라고 한다.

대형병원들은 점점 더 비급여 항목을 늘리면서 환자의 목숨을 담보로 장사를 하고 있다.

건강보험료 1만 1천 원을 더 낸다고 저절로 보장성이 강화되진 않는다. 의료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보장이 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을 정부에서 관리·통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의료 민영화가 아니라 모든 국민이 돈 걱정 없이 병원을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병원을 국유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