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학생들과 학교들이 경주마처럼 달려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7월 13·14일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일제고사를 치르기 때문이다.
일제고사 후에 학생들에게는 과목에 따라 우수, 보통, 기초, 기초미달의 4단계로 성적을 알려주고, 학교별로는 3단계(보통학력 이상, 기초학력, 기초학력 미달) 학생 수를 온라인에 공개한다.
개인, 학교별로 성적을 공개함으로써 경쟁을 더욱 다그치는 것이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국영수 보충 수업(요즘은 방과 후 학교로 불린다)을 하느라 들들 볶이고 있다. 학생들은 여기에 반 강제적으로 참가해야 한다.
초등학교에서도 학생들에게 일제고사 대비 문제풀이 참고서를 구입하라고 몰래 권유하고 있다.
초등 사교육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정부는 마치 학력만 신장되면 학교가 모든 의무를 다하는 것이고, 모든 교육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행동한다. 하지만, 학력 경쟁이 심해질수록 학생들은 점점 불행해진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친구조차 적으로 삼는 경쟁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방법을 배우고, 학교에서도 그렇게 지낼 때 행복하다.
최근 당선한 대부분의 진보 교육감들은 일제고사에 반대한다.
그래서 진보 교육감들은 일제고사를 표집으로 실시할 것을 교육부에 건의하고, 응시 여부에 대한 학생들의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고발’ 운운하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그래도 일제고사 해직교사들에 대한 징계 무효 판결과 진보 교육감 대거 당선 분위기 속에서 체험학습과 응시 선택권을 안내하는 교사에 대한 교육부의 탄압은 쉽지 않을 것이다.
무한 경쟁으로 왜곡된 교육을 바로 잡고, 학생들을 고통스런 경쟁에서 구출하기 위해 일제고사는 폐지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