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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정부의 취약성이 드러나고 있다

지방선거 패배 후 이명박 정부가 레임덕에 빠지기 시작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아직 임기가 절반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말이다. 그리고 이런 정치 위기에서 벗어나려 발버둥치며 이명박 정부는 여기저기로 탄압의 칼날을 휘두르고 있다.

6월 29일, 국정원과 경찰 보안수사대는 ‘국가보안법상 회합, 통신, 지령 수수’ 등의 혐의로 한국진보연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한충목 공동대표, 정대연 전 집행위원장, 최영옥 자주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을 강제 연행했다.

이명박 정부가 이처럼 국가보안법까지 꺼내 휘두르며 탄압에 매달리는 것은 정부가 강력하지 않고 오히려 취약하고 위기에 처해 있음을 보여 준다.

이명박 정부는 천안함 북풍 몰이로 우파들을 결집시킬 뿐 아니라 사회 분위기를 냉각시키려 했지만, 역풍에 부딪혔다. 세종시 수정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집권당 내부의 심각한 분열을 드러내며 부결됐다.

양천서 고문 사건은 일선 경찰서장이 ‘상명하복’을 뒤집고 서울경찰청장의 사퇴를 공개 촉구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4대강 사업도 전 국민적 반발에 부딪혔고 조만간 대규모 행동이 예고되고 있다.

그동안 이명박 정부의 경제 위기 고통전가와 민주적 권리 공격은 곳곳에서 불만을 쌓아 왔다. 이런 불만과 분노들이 부글부글 끓다가 이제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며 권력 누수를 앞당기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심지어 한나라당 내부에서 ‘위기 해소를 위해 대통령의 탈당이 필요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미니 총선’이라는 7·28 재보궐 선거에서 또다시 완패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최근 한미정상회담에서 전시작전권 환수 연기와 한미FTA 재논의를 합의한 것을 두고 “더러운 거래”라는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제2의 촛불’ 경고도 제기됐다.

마녀사냥

이 때문에 이명박은 국가보안법을 이용한 좌파 마녀사냥으로 공안 분위기를 조성해 불만을 억누르고 위기의 속죄양을 만들려 한다.

앞서 참여연대가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한테 천안함 관련 의견서를 보내자, 정부는 “반국가적 종북 이적 행위”라며 마녀사냥했다. 그러나 “참여연대를 아무리 탄압해도 국민들이 참여연대를 후원·지지하[면서] … [정부는]국민들의 조롱거리”(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가 돼 버렸다.

그러자 이명박 정부는 ‘친북’을 빌미로 마녀사냥하기에 상대적으로 쉬워 보이는 한국진보연대로 탄압을 확대했다. 이밖에도 근래 탈북자나 정부 승인 아래 방북했던 사람 들을 대상으로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으로 국가보안법 적용과 탄압을 확대해 왔다.

역대 정권들은 자신들의 정치 위기를 모면하고자 국가보안법의 칼을 휘둘러 사회 분위기를 냉각시키고 좌파들을 속죄양 삼았다.

참여연대에 대한 공안당국의 국가보안법 적용 검토는 국가보안법의 진정한 목적이 정부에 비판적인 운동과 단체의 손발을 묶으려는 것임을 보여 줬다. 한국진보연대 간부들을 국가보안법으로 탄압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진보진영은 조금치도 위축되지 말고 힘을 합쳐 이런 탄압에 맞선 투쟁에 나서야 한다. 그래서 위기에 처한 이명박 정부를 더 궁지로 내몰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