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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인권조례’ 제정 운동, 닻을 올리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학생인권조례 제정 의지를 밝힌 가운데, 7월 7일 전교조 서울지부 등 33개 단체, 2백여 명이 모여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 서울본부(이하 서울본부)를 발족했다.

서울본부는 학생인권조례를 “학생이 자유와 참여 속에서 배움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학교, 감당할 만한 배움과 다양성이 꽃피는 학교, 차이가 낙인과 배제의 이유가 되지 않는 학교, 교사와 학생 · 학생과 학생 · 교사와 학부모 사이의 신뢰와 소통이 복원된 학교를 그리는 기본 설계도”라고 강조했다.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 서울본부를 발족한 뒤 조례 제정 희망을 담은 종이비행기를 날렸다.

그러면서 “‘학생도 인간’이라는 소박한 진실, ‘성숙은 나이가 아니라 성숙할 기회에 비례한다’는 믿음을 나침반 삼아, 저 역풍을 단호히 돌파하면서 힘찬 항해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서울본부가 언급한 “역풍”은 ‘미성숙한 학생에게 인권은 위험하다’, ‘학교가 정치의 장으로 변질될 수 있다’, ‘교사의 권리를 침해해 갈등을 조장한다’는 〈조선일보〉 등 보수언론·단체 들의 반발이다.

한국교총도 7월 6일 학생인권조례 제정이 “학교 교육활동을 위축시키고 교육 구성원 간의 갈등과 반목 및 혼란만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발족식에 이어 진행된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선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활동가는 “학생인권이 보장된다고 해서 교권이 실추되거나 위축되는 것이 아니고 교사의 노동 환경이라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더 나아지는 면도 많다. 강제야자는 교사들에게는 야간노동인 것”이라며 “가장 인권적인 것이 가장 교육적이다” 하고 주장했다.

신뢰와 소통의 학교 기본 설계도

조영선 서울 경인고 교사는 “교권을 가장 침해하는 것은 아이들이 아니다. 전교조는 물론 한국교총의 사례를 보면 교사의 노동을 관할하는 교장과 교육청과의 갈등이 가장 많다”면서 “입시경쟁과 일제고사로 교사의 평가권이 침해되는 사례에 대해선 아무도 교권침해를 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 교사는 “유독 학생인권조례가 언급될 때 교권침해를 말하는 것은 학생들을 아무 말도 하면 안 되는데 학생인권을 보장했을 때 통제가 안 될 것을 두려워해서 그런 것 같다”고 분석하며 “학생인권조례는 학교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추동력이 돼 교사의 제한된 권리를 신장시킬 수 있는 기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본부는 앞으로 지역 순회 토론회와 학생인권침해사례 전국실태조사, 서명운동 등을 벌이면서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학생인권조례야말로 신뢰와 소통이 복원된 학교를 그리는 기본 설계도라고 강조하는 출범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공약으로 내걸어 당선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최근 공약이행 보고서에서 오는 8월 조례 제정을 위한 자문위원회를 꾸려 올해까지 초안을 만든 뒤 의견 수렴을 거쳐 내년 4월 조례 최종안을 만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시의회 심의 등을 거쳐 내년 하반기 각 학교에 적용한다고 한다.

곽 교육감 조례안에는 두발 길이 규제 금지, 체벌 전면 금지, 복장규제 완화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출범선언문을 낭독한 김조은 학생(고등학교 3학년)은 “이번 학생인권조례가 청소년 인권을 신장하는 데 디딤돌이 될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날 발족식과 토론회에 참석한 최홍이 서울시 교육의원은 “[촛불항쟁 때 청소년들이] 밥 좀 먹자, 잠 좀 자자고 외치는 걸 보면서 스스로 자기를 꾸려 간다는 것을 느꼈다”며 “두발, 염색 등에 대해 청소년에게는 왜 불온하다는 잣대를 대나. 청소년들도 그들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