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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오프 투쟁:
작업장에서 타임오프를 무력화시켜야

민주노총 지도부가 정부의 노동 탄압을 규탄하며 7월 12일부터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은 “지금 민주노총이 싸우지 않으면 제2의 정리해고 광풍이 불어올 것”이라고 했다. 금속노조 지도부도 7월 21일 총력 파업 계획을 발표했다.

노조법 개악과 타임오프에 제대로 맞서지 못했던 민주노총 지도부가 지금이라도 전면 투쟁을 선언한 것은 반갑다.

단식농성에 돌입한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 ‘청년 민주노총’답게 진지하게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현 상황은 결코 노동자들에게 불리하지 않다. 지금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심각한 내부 분열과 정치 위기에 빠져 있다. 이 상황에서 민주노총의 투쟁은 이명박 정부를 더한층 수렁으로 밀어 넣을 수 있다.

노조법 개악과 타임오프제는 노조 전임자의 수를 줄이고 통제를 강화해 민주노조의 손발을 묶으려는 공격이다. 이렇게 민주노조의 손발을 묶어 둔 다음 정부는 비정규직 확대나 정리해고 자유화 등을 추진하려 한다. 따라서 여기서부터 지배자들의 시도를 막아내는 게 중요하다.

‘양치기 소년’

그러나 민주노총 지도자들은 그동안 스스로 투쟁의 가능성을 낮춰 왔다. “투쟁과 교섭의 병행”을 내세웠지만 노사정위원회나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에 참가해서 교섭에 매달리며 투쟁 조직을 방기했다. 파업은 언제나 꺼내 쓸 수 있는 ‘주머니 칼’이 아니고 차근차근 건설해야 하는 것인데 말이다.

민주당에 의존해서 정부의 공격을 막으려다가 뒤통수를 맞으며 운동의 김을 빼기도 했다. 민주당과 선거 연합에 매달리는 민주노동당 등의 태도는 이런 문제를 더 악화시켰다.

파업을 결정했다가 철회하고 연기하는 일도 반복됐다. 4월 말로 결정했던 파업을 6월로 연기했고, 6월 파업은 다시 철회됐다. 이런 ‘양치기 소년’ 효과는 노동자들의 투지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이 틈을 이용해 정부는 5월 1일 타임오프제를 날치기 처리했고, 결국 7월 1일 타임오프제가 시행된 것이다.

그러나 노조법을 개악하는 것과 현장에서 적용하는 것은 다르다.

지난 한 달간 투쟁과 파업을 벌인 금속노조 소속 작업장의 80퍼센트가 타임오프를 거슬러 현행 수준의 단협을 따냈다. 〈조선일보〉와 인터뷰한 한 기업주는 “파업을 견디다 못해 … 울며 겨자 먹기로 갈등의 불씨를 나중으로 미룬 셈”이라고 한탄했다.

그런데 민주노총의 핵심인 현대차나 기아차에서 어떤 수준으로 합의가 되느냐에 따라 나머지 작업장도 다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합의 문구들이 대부분 이후 완성차 노사의 합의내용을 보고 재논의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점에서 현대차노조 지도부가 이런 과제를 외면하고 투쟁 전선을 이탈한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기아차노조 지도부의 머뭇거리는 태도도 아쉽다. 기아차 노조 지도부는 단호하게 파업을 결정하고 투쟁에 나서야 한다.

이런 투쟁으로 노조법 재개정과 하반기 투쟁을 위한 기선을 잡아야 한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지도자들이 이번에도 투쟁 시늉에 그친다면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현장의 활동가들은 머뭇거리는 상층 지도자들을 압박하며 이런 투쟁이 가능할 수 있도록 노동자들의 자신감을 높이는 선전·선동과 투쟁 조직화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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