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사막에 부시 독트린을 묻어 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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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사막에 부시 독트린을 묻어 버리자
미국이 이라크에서 수렁에 빠져 들고 있다.
부시는 지난 8월 26일 “자유롭고 평화로운 이라크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자원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 날은 종전 선언 이후의 미군 사망자 수가 전쟁중 사망자 수를 추월한 날이었다.
부시는 이미 5월 1일에 종전을 선언했지만, 그의 섣부른 기대와는 달리 이라크에서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미군정은 재건 비용으로 매달 40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지만, 이라크인들은 물과 전기와 의약품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
미군정은 이라크인들의 민주적 국가 통치 능력과 기본적 인권마저 부정하고 있다.
전쟁 전 부시가 늘어놓은 거짓말과는 달리, 이라크인들은 미군을 해방군으로 여기지 않는다. 점령 반대와 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이라크인들의 항의는 나날이 거세지고 있다.
이라크에서 난관에 봉착하자 부시는 다른 나라들에게 파병과 자금 지원을 요구하려 한다. 하지만 어떤 나라도 미국과 함께 수렁에 빠지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일본은 하반기 예정이던 파병을 내년으로 미뤘고 태국도 파병을 주저하고 있다. 이라크에 군대를 파병한 정부들은 부대를 철수시키라는 국내의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 반전운동은 이라크 파병 한국군을 철수하라고 노무현에게 요구해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세금이 이라크인들을 학살하거나 학살을 협조하는 데 쓰이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말해야 한다.
부시는 이라크 전쟁을 통해 미국의 패권을 전 세계에, 특히 경쟁 강대국들에게 확인시키길 바랐다.
미국이 바그다드를 점령하자 모든 기성 언론들은 미국의 위력을 칭송하며 이제 미국을 막을 수 있는 세력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미국은 지금 이라크에서 좌절을 맛보고 있다.
부시가 이라크에서 수렁에 빠져 있는 지금, 국제적 반전 운동이 다시 한번 거대하게 일어난다면 부시를 더한층의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이란, 시리아, 어쩌면 한반도가 될 수도 있는 다음 번 “테러와의 전쟁”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김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