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이명박 정부가 미친 교육정책을 낼 때마다 저자가 진보 언론에 실은 칼럼들을 엮은 것이다.
정부의 교육 기조는 “학교 만족 두 배, 사교육비 절반”이었지만, 결과는 “학교 닦달 두 배, 엄마 지갑 절반”이었다. 사람들의 마음속에 미친 경쟁 교육을 중단시키고 진정한 참교육을 열망하게 만든 공로를 사서 저자는 이명박에게 ‘노벨교육상’을 줄 만하다고 비꼰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특목고나 자사고 같은 ‘명품’ 학교는 수요가 많은데 공급이 부족하다며, 자사고와 기숙형 공립학교, 특목고를 3백 개까지 늘리겠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전체 고등학교 중 15퍼센트 정도가 ‘명품 학교’로 구성된 ‘1부 리그’가 만들어지고, 나머지는 ‘2부 리그’로 분류된다. ‘1부 리그’에 들어가야만 명문대에 갈 확률이 높기 때문에 중학교 사교육은 더욱 늘 것이다.
‘고교다양화300’은 사교육을 줄이기는 커녕 부자들에게 명문대에 더 잘 갈 수 있는 ‘하이패스’를 쥐어줄 것이다.
신화
‘공교육이 부실해서 사교육을 받는다’는 잘 알려진 신화 중 하나다. 그래서 선거 때만 되면 ‘공교육 강화론’이 대세를 이룬다.
저자는 다른 나라 사례를 들어 이런 주장을 비판한다. 다른 나라들에서는 학습 성취도가 낮을수록 사교육을 많이 받는데 한국의 그래프만 거꾸로 돼 있다. 공부를 잘할수록, 특목고나 자사고 같은 학교를 다닐수록 사교육을 많이 받는다.
공교육 부실이 핵심이 아니라 공교육에서조차 경쟁이 강화하는 것이 사교육비 증가의 진정한 원인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조목조목 통계수치를 들어 이명박 정부의 교육 정책을 반박한다. 2009년 10월에 치른 일제고사에 들어간 비용이 1백17억 원이었다는데 경기도 김상곤 교육감이 도입하려 한 무상급식 예산이 1백71억 원이었다. 일제고사만 폐지해도 무상급식 재원을 상당히 마련할 수 있다.
교과부는 일제고사 덕분에 2008년에 비해 2009년에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줄었다고 하지만 2003년부터 2009년까지의 기초학력 미달 학생은 꾸준히 늘었다.
전교조를 방어하고 연대를 호소하는 점도 인상적이다. 우파들의 논리를 비판하면서도 전교조가 인기가 없으니 ‘전교조는 뒤에 있어야 한다’는 식의 진보진영 내 일각의 태도도 비판한다.
저자는 MB시대에 대안적 평가가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교원평가를 반대하는 것이 올바른 입장이라고 설득한다. 교원평가가 시행되면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줄어들 것이고, 성과급과 인사와 교원평가가 연동된다면 전교조는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다.
경쟁교육과 특권교육을 끝장내려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