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복지는 깎으면서 군비는 늘리는 정신 나간 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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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스톡홀름 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가 발표한 전 세계 무기 거래 보고서를 보면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재래식 무기 국제 거래는 22퍼센트나 늘었다.
경제 위기가 전 세계를 휩쓸던 지난해에도 전년보다 5.9퍼센트나 늘었다.
심각한 경제 위기로 많은 산업이 위축되고 있지만 각국 정부의 전력 증강 노력은 수그러들지 않고 군수 산업은 여전히 팽창하고 있는 것이다.
각국 정부는 투기 행각으로 죽음 직전에 이른 금융 산업을 구하려고 막대한 공적자금을 퍼부었다. 이로 인해 발생한 엄청난 재정 적자에서 탈출하려고 긴축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공적자금은 평범한 대중의 호주머니에서 나왔다.
적자를 메우려는 긴축 정책도 결국엔 평범한 대중의 호주머니를 국가가 또 한번 강탈해 가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것이 전 세계 노동자와 빈민 들에게 끼칠 고통이 엄청나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무기 산업에 쏟아붓는 엄청난 돈이면 이런 고통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그럼에도 지배자들은 군수 산업에 들이붓는 돈을 줄일 생각이 전혀 없다. 한국의 지난해 군비지출 규모는 2백41억 달러로 세계 12위다.
지난 5년 동안 한국이 전 세계 무기 거래에서 차지한 규모는 놀랄 정도다. 무기 수입국으로는 세계 3위이며(중국 9퍼센트, 인도 7퍼센트, 한국 6퍼센트), 미국산 무기를 가장 많이 수입한 국가로는 이스라엘(11퍼센트)을 제치고 1위(14퍼센트)를 기록했다.
심각한 재정 위기의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기고 있는 그리스는 전 세계 무기 수입액의 4퍼센트를 차지하며 한국의 뒤를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재정 적자를 모면하려고 연금과 임금 삭감, 공공서비스 축소, 구조조정 등 재정 지출을 줄이려고 하면서, 군비 지출은 증가시키는 것은 자본주의 국가가 노동자들의 삶이 파괴되는 것에는 관심도 없다는 것을 보여 준다.
그렇다면 그리스 노동자들처럼 강력한 투쟁으로 국가의 가혹한 정책을 저지하고 우리의 삶을 지켜야 한다. 더 나아가 이런 끔찍한 체제를 바꿔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