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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강히 저항하는 작은 용산 ‘두리반’의 전쟁

재개발에 따른 강제 철거에 맞서 2백 일 넘게 농성을 벌이고 있는 ‘홍대 앞 작은 용산’ 두리반 식당에 지난 7월 21일 전기가 끊겼다. 재개발 시행 주체인 GS건설의 유령회사 남전디엔씨가 한전에 전기공급중단을 요청해 벌어진 일이다. 한여름의 폭염 속에 냉방장치도 가동할 수 없고, 냉장고가 멈춰 음식이 썩어 가면서 악취와 벌레가 들끓는 어둠 속에서 농성을 이어 가야 하는 야만적인 상황에 몰린 것이다.

두리반 식당은 홍대 앞에 위치한 작은 식당으로 동교동 일대 재개발 사업 과정에서 마지막 까지 남아, 아무런 생계 대책도 없는 강제 철거에 맞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용산참사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듯이 투기세력과 건설자본의 이익만 보장할 뿐, 가난한 세입자들의 권리는 나 몰라라 하는 현실에 맞서서 두리반은 끈질긴 투쟁을 이어 왔다. 지역의 진보정당과 단체들이 함께 ‘강제철거 반대 대책위’를 꾸려서 농성에 연대해 왔고, 홍대 앞 인디뮤지션들이 거의 매일 벌이는 연대 공연, 작가회의의 시낭송, 독립영화 상영 등 문화예술인들의 연대활동을 통해 두리반은 자본의 탐욕에 맞선 생존권 투쟁의 상징적인 공간이 돼 왔다. 이런 완강한 저항을 억누르고자 GS건설은 단전이라는 조치를 단행한 것이다.

두리반 사장의 남편인 소설가 유채림 씨는 “한전 내부규정에 따르면 건물주와 세입자 간의 마찰이 있을 시 건물주가 전기 사용 해지 요청을 했을 때 반드시 한전 직원이 현장에 나와서 세입자가 살고 있는지 확인하고 세입자의 동의를 얻어 전기를 끊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확인 절차도 없이 전기를 끊었다. 이러한 시행사와 한전의 잘못된 관행을 근본적으로 뿌리 뽑고 재개발지역 주민들의 정당한 기초에너지 사용권을 누릴 수 있도록 한전의 전기 공급이 재개될 때까지 싸움을 지속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런 당연한 상식이 무시되는 현실을 바꾸고 철거현장에서 벌어지는 야만적인 행태들을 막아내기 위해서라도 비공식적인 전기 사용을 거부하고 한전의 공식적인 전기 연결을 요구하면서 싸우고 있다.

한편 두리반 안종려 사장과 연대단체의 활동가들은 마포구청의 수수방관에 항의하면서 7월 26일부터 마포구청 도시계획과에서 민원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안 사장과 활동가들은 단전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구청에서 나오지 않겠다고 한다. 자본의 탐욕에 맞서 세입자의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고자 하는 이 싸움이 승리로 이어질 수 있도록 더 많은 연대의 손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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