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강원도에서 활동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고교평준화를 바라고 있음에도, 강원도에서는 지역 ‘명문고’ 출신 인사들과 보수진영의 반대로 고교 비평준화가 유지되고 있다.
그런데 진보적 성향의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이 핵심 공약 중 하나로 고교평준화를 내걸면서 희망이 생겼다. 민 교육감은 2012년에 고교평준화를 실시하는 것을 목표로 ‘고교평준화추진단’을 구성했다.
최근 보수 학부모 단체인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강원본부가 민 교육감의 도 단위 학업 성취도 평가 폐지와 고교평준화를 추진을 비난했고 지난달에는 지역 ‘명문고’ 총동창회장단이 민 교육감을 만나 노골적으로 고교평준화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들은 ‘고교평준화=하향평준화’ 논리를 주요 근거로 들고 있다. 하지만 이미 수많은 연구자료들은 ‘고교평준화=하향평준화’라는 등식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지역 ‘유지’와 교육관료, 단위학교장 상당수가 지역 ‘명문고’ 출신인 탓에 고교평준화 반대 압력이 큰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최근 8·8개각에서 MB교육의 씽크탱크이자, KDI연구원 시절부터 ‘차별교육’을 정당화하고 고교평준화에 반대하는 데 열을 올렸던 이주호가 교과부장관이 됐으니 어려움은 더 클 것이다.
그럼에도 민 교육감은 고교평준화가 “도민과의 약속이자 공약 실천을 위한 몸부림”이라며 적극적으로 고교평준화 추진 의사를 밝혔고, 고교평준화 대비를 위해 단위학교별 교육과정과 학교시설 전반에 대한 현지조사에 착수했다.
특권층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교육”(민 교육감 취임 후 강원도교육청의 캐치프레이즈)이 실현될 수 있도록 고교평준화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뒷받침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