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렬 목사 구속 규탄:
남한 민중의 운동은 북의 지령에 따른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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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0일 판문점을 통해 귀환한 한국진보연대 고문 한상렬 목사를 검찰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정부는 검찰과 경찰, 국가정보원이 참여하는 합동조사단까지 구성해 한상렬 목사를 조사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한상렬 목사가 “김정일 집단의 반 인륜적 전제 체제를 찬양하는 반한친북 활동을 두 달 넘게 했다”며 “찬양해 마지않던 북한에 눌러 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흉측한
정부와 우파들은 한상렬 목사가 핵무기를 개발하고 주민들을 억압하는 북한 체제를 추종하는 흉측한 괴물인 것처럼 매도해 탄압을 정당화하려 한다.
그러나 한상렬 목사는 남한 민중의 편에서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싸워 온 사람이다. 북한 체제와 국가를 대하는 그의 태도는 운동 안에서 평가하고 논쟁할 문제이지 정부의 탄압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한국진보연대 등이 지적하듯이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 “정부의 엉터리 조사 결과를 믿지 않는 이들을 ‘이적행위자’로 낙인찍는 마녀사냥”도 정당화될 수 없다.
한상렬 목사는 천안함 사건 희생자 자녀가 쓴 “아빠, 사랑해요. 엄마 말씀 잘 들을께요”라는 글을 봤을 때 느낀 분노를 말하며 천안함 사건의 “진상은 밝혀져야 할 일이로되 … 도의적인 책임은 … [한반도] 긴장을 조성해 온 이명박 장로에게 있다”는 타당한 주장을 했다.
또 “6·15 10주년임에도 단 한명의 방북도 이뤄지지 못”하게 남북 민간교류를 차단해 놓은 이명박 정부는 한 목사에게 ‘정부의 승인’ 없이 방북했다고 문제를 삼을 자격이 없다.
합동조사단은 한상렬 목사가 2006년 4월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등과 함께 북한 개성에서 통일전선부 공작원들을 만나 “주한미군철수와 국가보안법 철폐 투쟁을 전개하라”는 지령을 받고 남한에서 불법시위를 주도해 왔다고 마녀사냥 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2년 전, 나라를 뒤흔든 광우병 정국의 숨은 주역은 한 목사가 주도해 만든 한국진보연대”라면서 “광우병이 걱정돼, 혹은 정부 협상에 분노해 거리에 나왔던 대다수 시민은 집회가 한 목사 같은 친북세력에 의해 진행됐다고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란다. 촛불항쟁 참가자들이 북한의 지령을 받은 ‘간첩’에 부화뇌동했던 것처럼 모독하는 것이다.
그러나 주한미군 철수, 국가보안법 철폐 투쟁이나 2008년 촛불 시위 동참 등이 ‘북한의 지령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은 터무니없다. 북한 체제와 정권을 반대하는 ‘다함께’ 등도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고, 촛불시위 등에 함께해 왔다.
이명박은 8·8 개각을 통해 노동자 공격, 대북 강경정책, 4대강 삽질을 흔들림 없이 계속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장관 후보자들을 놓고 온갖 의혹과 추문이 제기되자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한상렬 목사와 진보연대 공격은 반정부 여론을 분산시키고 보수세력을 결집시켜 이런 상황을 돌파하려는 시도에 이용되고 있다.
진보진영은 정부의 탄압에 맞서 한상렬 목사를 방어해야 한다. 한상렬 목사는 즉각 석방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