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취업을 하려고 기술훈련학원에 다닌 적이 있다. 거기에는 청년실업자들의 한숨이 가득했다. 토익과 자격증, 자기소개서, 면접 준비, 전공 공부 등 회사 한 곳의 서류전형을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던 일은 잊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도 취업은 쉽지 않았다. 20대에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지 못하면 ‘나에게 문제가 있는 건가’ 하는 자괴감에 빠지기 쉽다.
이런 경험을 한 나는 유명환 딸 특채 합격 사건을 보며 분노했다. 고시 준비를 하던 청년들의 분노는 오죽할까.
유명환 딸 사건은 한 장관의 실수가 아니다. 대통령 후보 때부터 비리 의혹이 끊이지 않았던 이명박 정부의 단면을 보여 준 것이다. 얼마 전 새 내각의 인사청문회에서 우리는 확인했다. 이명박 정부가 부자들을 대변하고 ‘위장전입’, ‘위장 취업’ 정도는 당연시하는 반서민 정부라는 것을.
그들은 불안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리고 있는 나 같은 평범한 노동계급 청년의 절절한 마음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정부는 ‘공정사회 구현’을 외친다. 그러나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첫 출발은 비리, 부패, 불공정, 반서민 집단이 한꺼번에 들어 있는 쓰레기통(현 정부)을 비우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