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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 네트워크의 도보순례를 다녀와서

지난 8월 3일~15일, 나는 청년유니온, 참여연대, 진보연대 등이 함께하는 ‘청년실업 해결을 위한 네트워크’의 전국 도보순례 대행진 ‘삽보다 잡(job)’에 다녀왔다.

우리는 서울, 대전, 부산 등 주요 도시 번화가에서 리플릿을 나눠주고 청년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라고 요구하는 서명을 받았다. 거리에서 만난 청년들과, 취업해야 할 자녀가 있는 부모님들은 청년실업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을 표하며 서명운동에 동참했다.

이 서명은 하반기 국회에 청년고용 관련 법안들이 통과될 수 있도록 압박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그런데 종종 “서명을 받는 것으로 되겠냐”며 더 큰 압력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정부와 기업에 분노를 표하며 “저놈들은 이런 서명운동에 눈도 깜짝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청년실업 문제가 단순한 ‘눈높이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재원이 잘못 배분돼 생긴 문제라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정부와 기업을 압박하는 힘은 청년들과 노동계급이 연대함으로써 커질 수 있다.

대행진 일정 중에 노동자들과 간담회도 했다.

대전 철도노조, 대구 지하철 노조와 전교조 노동자들과 만나서 청년실업 문제를 토론했다. 노동자들은 정부의 공공부문 구조조정 때문에 업무가 가중되고 대중교통의 안전성이 떨어진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인턴들이 정규직으로 채용되려고 피나는 경쟁을 해야만 하는 현실도 안타까워 했다. 청소년은 대입을 위해, 대학생은 취업을 위해, 노동자는 잘리지 않기 위해 무한경쟁으로 점점 내몰리는 현실이 이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라는 점을 공감했다. 청년실업은 청년만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계급의 문제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청년실업 문제가 개인의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은 개인들을 파편화하고 경쟁을 가속화한다. 하지만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 인식하면 청년들이, 그리고 노동계급이 힘을 모아서 함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공격의 화살을 옆에 있는 경쟁자가 아니라 정부와 기업에게로 돌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