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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G20 항의 운동을 진지하게 건설할 때

9월 15일 ‘사람이 우선이다! G20대응민중행동’(이하 ‘G20민중행동’)이 공식 출범했다.

‘G20민중행동’에는 NGO와 민중운동 단체, 진보정당, 급진좌파들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

진보진영 전체를 아우르는 연대체인 것이다.

그러나 G20정상회의에 맞서 어떻게 항의 운동을 건설할 것인지 논쟁이 있다. G20정상회의에 ‘전략적 개입’을 추구하는 단체들은 공동기구 명칭에 ‘규탄’, ‘항의’, ‘반대’ 등의 단어가 들어가면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 한 NGO 활동가는 조직 명칭에 ‘항의’나 ‘반대’가 들어가면 일부 단체가 탈퇴할 수도 있다는 압박까지 했다.

이 때문에 G20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들춰내고 광범한 항의 운동을 건설한다는 취지가 조직 명칭에 반영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이다.

한편, 한국진보연대와 민주노총 지도부는 G20 항의 시위 동원에 충분한 열의를 보여 주지 않고 있다.

한국진보연대는 7월 9일 G20공동대응준비위원회 워크숍 때까지만 해도 하반기 핵심 사업으로 G20 항의 투쟁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 한국진보연대 하반기 사업에는 G20투쟁이 사라졌다. 한국진보연대는 G20보다 미국의 대북압박과 한미 군사훈련 반대 등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듯하다.

반제국주의를 단지 반미로만 협소하게 여기는 태도도 문제지만, 한국진보연대가 G20 항의 행동 건설에 열의가 떨어진 진정한 이유는 중국에 대한 태도 때문인 듯하다. 북중 관계가 갈수록 긴밀해지고 중국이 환율 문제로 미국과 대립하는 가운데 중국이 포함된 G20에 적극적으로 반대하기 어렵다는 생각인 것 같다.

핵심

민주노총 지도부도 G20 때 대규모 시위를 하겠다고 선포했지만, 급진좌파 단체들이 민주노총 조합원 동원이 핵심이라고 주장하면 “현재 조직 상태로는 힘들다”는 태도를 취한다.

그러나 민주노총 지도부가 지난 5월에 G20 항의 시위를 대규모로 건설하겠다고 공표한 이래 6·2 지방선거 패배, 8·8 개각 실패 등 이명박의 레임덕과 정치 위기는 커지고 있다.

게다가 주요 작업장에서 타임오프제가 실질적으로 무력해진 것 등을 보면 조직 노동자들의 자신감도 낮은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에 맞서 최근 공공운수노조 준비위와 공공연구노조 등이 G20정상회의에 맞춰 총력 투쟁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발전노조는 “G20정상회의가 열리는 서울 강남을 투쟁 거점으로 삼겠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노총 지도부가 G20 투쟁 건설에 미온적인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조합원들에게 G20에 관한 교육조차 안 해 왔으면서 ‘조합원들이 관심이 없다’고 하는 것도 책임 떠넘기기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남은 기간 동안이라도 G20 투쟁에 조합원들을 실질적으로 동원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선, 조합원들에게 왜 G20에 항의해야 하는지 알리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또 ‘평일이기 때문에 어렵다’고 지레 선을 그을 게 아니라 G20정상회의가 개최되는 11월 11일(목)에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해야 한다. 2000년 아셈(아시아유럽정상회의) 항의 시위, 2004년 세계경제포럼 동아시아 정상회의 반대 시위, 2005년 아펙(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반대 시위가 모두 평일이었지만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들이 대규모로 참가한 전통이 있지 않은가.

하루 파업을 결의하고 참가한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만약 민주노총이 여전히 11월 7일 전국노동자대회 개최를 고수한다면 사실상 11월 11일 대규모 항의 시위 건설을 회피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정용건 민주노총 사무금융연맹 위원장이 밝혔듯이 “국제시민사회가 G20 한국 정상회의에 맞서 민주노총을 포함한 시민사회진영 전체가 단결해 대규모 저항 행동을 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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