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저는 18살 때 동갑인 제 남자 친구와 촛불시위에서 만났습니다. 저와 토론도 많이 했고, 서로를 지지하던 때 우리에게 입영통지서가 찾아 왔습니다. 남자 친구는 의경을 지원했습니다. 훈련소에 간 후 한 달 즈음 됐을 때 남자 친구와 통화하다가 미군기지가 우리 나라에 세워질 때마다 경제 성장을 했다는 둥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면회 날 제 남자 친구가 제 손에 쥐어준 것은 훈련소에서 본 시험 종이 쪽지였습니다.
그 내용은 가관이었습니다. ‘미군은 우리에게 고마운 존재다. 우리 나라의 발전에 기여하는 존재다. 북한은 우리와 함께 통일을 이루어 나가야 할 대상인 동시에 우리를 위협하는 적이다.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의 필요성. 통일되는 그날까지 북한이 우리의 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와 같은 내용들이 적혀 있었습니다.
저와 자유롭게 토론하던 남자 친구는 그곳에서 들은 이야기들 때문에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한창 젊고 진보적인 생각을 많이 할 시기에 일방적인 반공 이데올로기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여전히 군인들을 계속 가르치고 있는 현실이 무서웠습니다.
남자 친구는 경찰학교에서 2주 동안 계속해서 시위 진압 동영상을 봤는데, 평화적인 시위 장면은 나오지 않았고 폭력적인 시위를 폭력적인 진압으로 맞서는 동영상을 보여 주며 폭력 진압을 정당화하는 교육을 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기동대로 발령받았습니다. 앞으로 G20 끝날 때까지 면회를 못한다고 합니다.
제 남자 친구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모든 젊은이들이 군대에서 사고를 통제당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