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비정규직 청소·경비 노동자들의 단호한 점거농성이 학생들의 지지 속에서 하루 만에 승리했다.
12월 15일 연세대학교 당국은 청소·경비 용역 하청업체 변경을 공개 입찰했다. 하청업체와의 계약 조건에는 ‘미화원의 과실 및 비협조 등의 사유로 학교에서 교체를 요구할 시에는 3일 이내에 교체해야 한다’는 조항마저 있었다. 이는 원청 사용자인 대학 당국이 마음에 들지 않는 노동자들을 언제라도 해고할 수 있는 조항으로 노동조합에 대한 직접적 공격이었다.
그래서 입찰설명회에는 노동자와 학생 1백여 명이 참가해 항의했다. 이후 총무처가 있는 본관으로 진입해 항의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연세대분회 조합원 1백여 명과 연세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 명지대학교 학생들을 비롯해 다함께 서부지구, 서부비정규노동센터 등 30여 명이 연대했다.
본관 집회가 끝날 즈음 연세대분회 김경순 분회장이 발언을 요청했다. “확실한 답을 받기 전엔 집에 돌아갈 수 없습니다. 답을 줄 때까지 조금 춥지만 함께 합시다” 하고 점거 농성을 호소했다. 영하 12도까지 내려간 추운 날씨였지만 조합원들은 대부분 자리를 지켰다.
연세대학교 본관 점거를 시작한 그날, 연세대학교 총무처 한태준 팀장은 집회 참가자 전체가 있는 자리에서 조합원들의 요구를 보장하고 공개 입찰에 조합원과 공대위 구성원의 참관도 허용할 것을 약속했다. 연세대분회 조합원들의 단호함이 승리한 것이다.
민주노총 공공노조 서울경인공공서비스지부는 지난 몇 해간 고려대학교,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홍익대학교 등 많은 대학에서 학생들의 지지와 연대를 모으며 노동조합을 조직했고 투쟁에서 승리해 왔다.
올해 10월부터는 4개 대학 재단의 하청업체 아홉 곳을 대상으로 공동 투쟁과 교섭이 진행 중이다. 12월 10일에는 ‘청소·경비 노동자 집단교섭, 공동투쟁 승리! 서부지역 결의대회’를 개최해 연세대학교에서 이화여자대학교까지 행진했다.
정준영 연세대학교 총학생회 당선자는 이날 “노동자의 오늘은 학생들의 미래”라며 연대 의지를 전했고, 김지영 이화여자대학교 부총학생회장 당선자도 “연세대의 투쟁 소식이 이화여자대학교에서도 힘이 됐다”고 말했다.
학교 당국은 노동자와 학생들의 자신감과 활력을 꺾어 놓으려 했다. 하지만 또다시 노동자와 학생의 아름다운 연대가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