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점거도 해보고 바깥에서 투쟁도 해보고 하면서 이번 투쟁으로 많이 느꼈죠. 우리는 정당한데, 회사에서 탄압하고, 개 취급 당하니까 억울했죠.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나요.
“25일간 투쟁이 끝나고 돌아봤을 때 어느 순간 내가 많이 바뀌었구나 느끼죠. 처음에는 정규직 될 생각으로 싸웠는데 지금은 자본가가 바뀌지 않는 한 평화가 오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정말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우리가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게 지금도 실감이 안 나요. 회사일 하는 것보다 투쟁하는 게 더 즐거워요. 회사 일도 손에 안 잡히고 집에 가도 이 생각밖에 안 해요. 어떻게 할 것인가, 어떻게 파업 다시 해서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을까 이 생각밖에 안 해요.
“누가 ‘이 싸움에서 너의 곁에 아무도 없을 때 어떻게 할 거냐’고 물은 적이 있어요. 저는 ‘왜 내가 혼자냐, 전국에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다’고 답했죠. 물론 이제는 혼자서 팻말도 들 수 있고, 찾아가 얘기할 수도 있어요.
“내가 이렇게 성장했다는 게 뿌듯해요. 한 동지가 전태일 열사 책을 읽어 보라고 권했는데 이 책을 읽고 시작한 거예요. 이 분이 자기 몸을 불살라서 이렇게까지 했는데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그리고 황인화 동지도 생각하고. 한 분 한 분 감사하죠.
“그리고 다시 각오를 다져요. ‘우리는 죽은 자가 아니라 산 자여야 한다. 우리가 끝까지 살아남아 이 사회를 바꿔야 한다’고 말이죠.”
시트1부 동성기업 김응효 비정규직지회 대의원
“정규직 조합원 1만여 명이 우리 투쟁을 지지합니다”
시트1부 동성기업 김응효 비정규직지회 대의원
“이경훈 지부장이 말로는 연대한다고 했지만 말한 만큼 지키지 않았어요. 중재자 구실을 많이 했다고 봅니다. 총파업을 하겠다면서 조합원들의 의지를 물어오겠다며 총투표를 가지고 협박했어요. 중재자 구실을 하면서 우리의 의지를 꺾은 거죠.
“정규직 조합원들 1만 명[파업 찬성표를 던진 사람 수] 정도가 우리를 지지하고 있거든요. 그분들이 우리 편에 섰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도 잘못 생각한 것이 있어요. 정규직이 돈만 생각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정규직들과 얘기한 적이 없었어요. 우리가 주체가 돼서 싸울 때 우리 투쟁을 지지한 정규직 조합원 1만 명이 2만 명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공격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교섭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어요. 조합원들도 뭔가 하기 위해서 모이고 있거든요. 제가 아산을 다녀왔는데 대단한 것 같아요. 아산은 어려운 상황인데도 열심히 하고 있잖아요.
“2차 투쟁에서 필요한 것은 아직 가입하지 않은 비조합원들 가입시켜야죠. 우리가 다시 현장에 들어가는 것 보면서 가입문의가 조금씩 늘고 있어요. 최병승 동지 판결[불법파견에 대한 법원의 최종 판결]도 나면 ‘이제는 되는 것 같다’고 느낄 겁니다. 용기나 투쟁력이 배가 될 거예요. 만약 판결이 안 좋게 나오면 억울해서라도 투쟁에 나설 거예요.”
4공장 정규직지부 정동석 조합원
“어떻게 걸림돌을 뛰어 넘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4공장 정규직지부 정동석 조합원
“25일간 1공장을 점거한 비정규직노동자들의 투쟁은 현대차 정몽구의 숨통을 조이는 엄청난 힘을 가진 투쟁이었습니다. 1998년 정리해고 반대투쟁 이후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라인을 세운 강력한 투쟁이었고 현대차 역사상 처음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장기간 벌인 점거투쟁이었죠. 그래서 사측은 굉장히 두려웠을 거예요. 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파업으로 확산될까 무엇보다 우려했을 겁니다.
“그 투쟁에 의해서 내 자신이 많이 고무받았어요. 노동자들의 힘을 느낀 것뿐만 아니라 이번 투쟁을 통해 희망을 보게 됐습니다.
“비정규직 동지들은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배고픔과 추위를 견디며 투쟁했어요. 그러나 투쟁이 길어질수록 정규직 노조 이경훈 지부장은 파업을 파괴하는 구실을 했죠. 이것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소위 민주파 현장조직과 활동가들은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사측은 시간을 질질 끌면서 힘을 빼고 탄압의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 같아요.
“1공장 원하청 연대회의에서 결의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공동 투쟁 같은 연대가 다른 공장으로 확대돼야 합니다. 이런 것을 기반으로 조직을 추스르고 원하청 연대를 다져서 2라운드 투쟁을 해야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