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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대우:
GM대우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화하라

GM대우 비정규직지회 황호인, 이준삼 조합원이 체감온도 영하 20도의 혹한 속에서도 한 달 넘게 고공농성을 지속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1일 ‘해고자 복직·불법 파견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지상 9미터 높이의 GM대우 정문 아치 위에 올랐다.

이대우 금속노조 인천지부 부지부장(전 GM대우 비정규직지회장)은 “두 동지 모두 저체온증과 동상이 심각합니다. 그러나 아프다고 춥다고 내려올 생각이었으면 올라가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두 동지는 정신력으로 버티면서 물러서지 않고 투쟁하고 있습니다” 하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29일 GM대우 부평 인근에서 행진하고 있는 금속노조·GM대우 정규직 지부 조합원들 이같은 연대가 확대돼야 하다

그동안 GM대우 사측은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외면한 채 ‘비정규직 지회는 우리와 무관하고 교섭대상도 아니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그러나 얼마 전 창원지방법원의 판결이 이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지난해 12월 23일 창원지방법원은 “GM대우가 도급 계약을 맺은 협력업체로부터 사내하청 근로자를 파견 받아 창원공장 생산 공정에서 일하도록 한 것은 불법 파견”이라고 판결하고, GM대우 전 사장 데이비드 닉 라일리(현 GM유럽 사장 겸 오펠 사장)에게 7백만 원 벌금형을 선고했다.

이대우 부지부장은 이번 판결로 투쟁의 정당성이 더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은 11월 말에 노동부가 GM대우 등 자동차·철강 업종에서 불법 파견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을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당시 노동부는 객관적으로 조사했다며 큰소리 쳤지만, 군색한 처지가 됐습니다.”

2008년∼09년 경제 위기가 몰아치자 GM대우 사측은 약 1천 명에 이르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해고하고, 정규직 노동자의 임금과 복지를 축소했다.

정규직 업무 라인을 대거 도급화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일회용 휴지처럼 채용·대량 해고하기를 반복했다.

2010년 들어 경제 위기 이전 상황으로 판매 실적이 개선됐지만, 사측은 계속 노동자들에게 위기의 책임을 전가했다.

2010년 1월부터 11월까지 GM대우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41.6퍼센트 증가했고, 만기가 돌아온 산업은행 차입금 1조 2천억 원도 모두 상환하는 등 재무 상황도 개선됐는데 말이다.

GM대우는 2006년부터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라 법인세 2백3억 원과 주민세 20억 원을 면제받는 등 세금을 2백54억 원이나 감면받았다.

GM대우 사측은 결코 돈이 없어서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비정규직 한 사람을 정규직화하는 데 1년에 1천6백80만 원이 든다는데, 그동안 GM대우가 받은 혜택만 합쳐도 대우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화하고도 남는다.

이 때문에 지역의 단체들도 일제히 혜택만 챙기고 비정규직을 해고한 GM대우 사측을 규탄하고 있다.

원·하청 연대

정규직 활동가들의 연대도 계속되고 있다. 6개 현장조직이 정규직화를 촉구하는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고, 각 부서별·그룹별로 투쟁 지원금도 모아서 보내고 있다.

“정규직 조합원들의 자발적인 지지에 다시금 힘을 얻습니다. 한 달 넘게 고공농성을 벌이는데도 삿대질하는 노동자들이 없습니다. 이 투쟁에 현장조합원들이 직접 나서지는 않더라도, 맘 속 깊이 지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사측은 특히 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를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공장 입구에 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를 감시하려고 CCTV 두 대를 설치했고, 직·반장들이 면담과 협박도 시작했다.

‘신차 출시하고 생산물량을 늘려야 하는데, 이런 식이면 물량을 조절할 수밖에 없다’며 정규직·비정규직을 이간질하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따라서 사측의 분열 책략에 맞서 정규직·비정규직의 단결을 강화해야 한다.

이대우 부지부장은 이렇게 말했다.

“정규직 노동자들이 함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규직 지부는 사측의 교섭을 촉구하고 집회에도 참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원·하청 공동투쟁이 좀더 실질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확대간부 수준을 넘어 현장조합원들의 연대를 늘려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