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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핵폐기장 반대투쟁
"노무현에게 너무 실망했다"
부안 대책위 부재변인 최동호 씨에게 부안 투쟁의 상황과 전망을 듣는다.
Q 정부 내에 부안 핵폐기장 문제를 둘러싸고 분열이 있는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A 고건 총리는 백지화를 말했고 문희상 비서실장은 그럴 수 없다고 말했지만 우리가 보기엔 청와대는 그저 명분이나 차리려고 하는 것 같아요.
노무현 대통령도 “주민들이 반대하면 못하는 것 아니냐”고 말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로서는 뭔가 타협하거나 주고 받기 위해서 대화기구를 만든 게 아닙니다. 우리는 무조건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을 뿐 어떤 협상도 할 생각이 없습니다. 촛불시위도 계속할 겁니다.
Q 등교거부 철회에 대해 일부 학생들과 주민들이 반대했다고 하던데요.
A 대다수가 반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진서면처럼 학생들이 스스로 등교거부 결정을 내렸던 곳에서는 밤새도록 학생들과 학부모로부터 항의전화가 와서 설득하느라고 애 먹었어요.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이나 등교거부 기간 동안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진서면 같은 경우에는 특히나 등교거부 기간 동안 민들레 학교를 운영했고 대안학교로서의 구실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우리는 언제든 정부가 물타기하려고 들거나 시간끌기로 나간다면 2차 등교거부 투쟁을 벌일 겁니다.
Q 핵폐기장 반대투쟁 초기에 부안 주민들의 대다수가 새만금 간척사업에 찬성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은 어떻습니까?
A 얼마 전 환경 현장 활동을 하러 부안에 온 대학생들이 촛불집회에서 자신들을 “새만금 간척사업에 반대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을 때 주민들한테서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부안 주민들이 두 달 넘게 투쟁을 하면서 의식이 많이 변했습니다. 이제는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고 그러다 보니까 새만금도 친환경적으로 개발되야 한다는 생각이 늘어났습니다.
Q 부안 핵폐기장 반대투쟁이 노무현의 ‘재신임’ 결정에도 영향을 준 것 같은데요?
A 우선 우리는 대통령 말을 듣고 너무 실망스러웠습니다. 세상에 힘들지 않게 사는 사람이 어딨다고 집권한지 7개월도 안 돼서 벌써 두 번이나 “못해 먹겠다” 소리만 하고 있습니까?
제 생각엔 이건 쉽게 말해서 “날 따를래? 아님 한번 막 가는 꼴 볼래?”하고 협박하는 꼴입니다.
참여정부에 참여하고 있는 국민은 하나도 없는 것 같지 않습니까?
노무현은 핵폐기장 선정 과정에서 비민주적 결정을 내린 김종규에게 격려 전화를 했습니다. 부안 주민들의 눈에 노무현은 김종규 비호 세력으로 보였습니다. 결국 자기 지지 기반을 다 잃은 겁니다. 아마도 지금 국민투표하면 바로 퇴진해야 할 겁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주십시오.
A 촛불시위는 백지화가 확정될 때까지 절대로 멈추지 않을 겁니다.
며칠 전부터 전북에서 전국체전이 열렸는데 우리는 바둑대회장 앞에 1300명 가량이 몰려가서 시위를 했습니다.
우리가 대화기구에 참여한다고 해서 투쟁을 안하겠다는 건 결코 아닙니다. 다시 말하지만 정부가 진지하게 나오지 않으면 2차 등교거부를 비롯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투쟁할 겁니다.
반전 교사 최한상 선생님과의 인터뷰
파병반대 집회의 열기가 뜨거운 10월 11일 오후 대학로에서 최한상 선생님과 만났다. 최한상 선생님은 지난 7월 중순 경 반전 버튼을 팔고 그 기금을 반전단체에 보냈다는 이유로 파면당했다.
작년 6월, 미군 장갑차에 깔려 죽은 효순이·미선이는 바로 최한상 선생님의 옆 학교 학생이었다. 그 일 이후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그동안 미루어 왔던 이야기를 하나 둘씩 시작했다. 그리고 이라크 전쟁을 반대하는 이야기도 하셨다. 정작 버튼 판매는 선생님이 시작한 것이 아니다. 선생님이 달고 다니던 버튼을 본 학생들이 먼저 사겠다고 나섰다.
최한상 선생님의 전교조 활동을 눈엣가시처럼 여기던 재단측은, 반전버튼 판매가 ‘교사의 본분과 품위에 어긋난다’며 선생님을 징계했다.
처음 선생님의 파면 소식을 들었을 때, 학생들은 수업거부를 결의할 정도로 분노했다. 이 때문에 재단은 방학을 앞두고 파면 결정을 내렸다.
다시 교단으로 돌아가도 반전수업을 계속 하겠다는 최한상 선생님은 “아이들도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눈이 정확하다”고 말한다.
선생님은 학교에서 교사용으로 따로 나오는 음식을 마다하고, 학생들과 급식을 함께 먹었고, 성적이 나빠서 기죽은 학생들을 위해 활쏘기 지도를 열심히 해서 학생들이 대회에서 1등을 했다. 그러하기에 당연히 인기 1위!
선생님은 매일 학교와 지역에서 집회를 하고, 매주 서울 재단이사장의 사무실 앞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
전교조 교사 박민경
전국금속노동조합 만도지부 깁스코리아지회가 회사측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맞서 지난 9월 26일부터 10월 4일까지 전면 파업을 벌여 통쾌하게 승리했다.
깁스코리아는 IMF 이후 부도가 난 만도가 7개 공장 중 4개 공장이 매각되면서 그 중 한 공장을 사들인 미국 회사 깁스의 한국 법인이다.
7월 26일 깁스코리아 회사측은 노조 측에 ‘연봉 임금 15퍼센트 삭감, 정리해고 40퍼센트 실시’를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그러나 깁스코리아는 올 상반기에만 13억 원의 흑자를 낸 회사다.
회사측은 9월 23일 노조와 동의 없이 정리해고 명단을 발표하겠다고 노조를 협박했다. 특히, 직장폐쇄 등의 강경 조치를 취하겠다고 위협했다.
파업 이틀째인 9월 27일에는 휴업공고를 게시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정리해고자 통지문이 조합원 각 가정에 도착했다.
그러나 깁스코리아 노동자들은 파업 기간 내내 평균 97퍼센트의 파업 투쟁 참석률을 보이며 회사측을 밀어붙였다.
결국, 회사측은 정리해고 및 임금삭감, 복지축소를 전면 철회했다. 노조는 “향후 2년간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해고를 실시하지 않는다”는 확약서도 받았다.
깁스코리아 노동조합 이광호 지회장은 “(외국) 자본의 특성상 조그만 이익이라도 남는다면 철수하지 않을 것이다. 강하게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정환
10월 11일 “이라크 전투병 파병 반대 범국민 행동의 날” 집회가 서울·대전·대구·부산 등 전국 10개 도시에서 열렸다.
무엇보다 9·27 집회의 성공적 개최에 힘입어 참여자들의 열기와 자신감이 높았다. 단국대 학생들은 머리에 붕대를 감은 채 “침략 전쟁을 위해서 흘릴 피는 한 방울도 없습니다.” 하고 외쳤다. 동성애자들은 “ACTION=LIFE. SILENCE=DEATH”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반전 행동 동참을 호소했다.
무대 위의 연사들은 노무현 정부의 파병 논리를 반박했다.
민주노총 단병호 위원장은 ‘재신임’ 논란을 언급하면서 “파병을 강행하면 ‘재신임’이 문제가 아니라 노무현 정부 스스로 ‘끝’을 선언하는 꼴이 될 것이다.”하고 경고했다.
한총련 의장 정재욱 씨는 이라크 파병 찬반을 묻는 ‘전국 대학생 총투표’ 집계 결과를 발표했다. “투표 참가자 5만 1천8백46명 중 3만 9천7백33명(76.6%)이 파병에 반대했다.”(10월 10일 24시 현재)
정리집회 연사로 나선 ‘청소년 반전모임’ 이슬기 양은 재치 있는 비유를 했다. 이슬기 양은 “폐지해야 마땅한 보충수업이 ‘특기 적성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계속되고 있다. 이름만 바꾼다고 그게 보충수업이 아닌가? 다국적군이든 평화유지군이든 점령군이다. 모든 형태의 파병에 반대해야 한다.” 하고 주장해 참가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 날 집회에 노동자들과 개인들의 참가가 적었던 것이 아쉬웠다.
김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