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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게재 - 이집트 사회주의자 인터뷰:
“이집트에서 급진화하는 운동이 주변 중동 국가들로 확산될 것입니다”

지금 튀니지 혁명의 여파로 중동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인 이집트가 들썩거리고 있다. 그런데 이집트 노동자와 민중의 저항은 이미 수년 전부터 시작돼서 갈수록 성장해 왔다. 독자들이 이집트 민중 저항의 배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예전에 실렸던 관련 기사들을 재게재한다.

이 기사는 2007년 4월 7일 발행된 〈맞불〉 38호에 실렸던 기사다.

 

제5차 카이로회의에는 청년들의 참가가 두드러졌다. 이집트 급진 좌파 단체인 ‘혁명적 사회주의자’의 나기브를 만나 최근 이집트에서 성장하고 있는 운동에 대해 들었다.

최근 무바라크 정부의 개헌 조처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고 들었습니다. 개헌의 배경과 문제점은 무엇입니까?

헌법 개정의 가장 큰 이유는 무슬림 형제단 때문입니다. 무슬림 형제단은 이집트에서 가장 큰 야당 세력이고, 지난 총선에서 20퍼센트를 득표했습니다. 이번 개악은 무슬림 형제단이 계속 그런 정치적 [대안] 구실을 할 수 없도록 봉쇄하려는 것입니다.

또 무바라크는 권력 승계를 준비하고 있는데 아들에게 권력을 넘겨줄 셈인 듯합니다. 그러나 이는 엄청난 반발을 낳을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헌법 개정에는 이집트를 더 완전한 경찰 국가로 만드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무바라크는 신자유주의 개혁을 강화하려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공공 부문의 주도성, 노동자 권리, 농민의 권리를 보장하는 헌법의 ‘사회주의적’ 조항을 삭제했습니다. 그들은 외국 자본 유치에 목말라하는데, 더 많은 공공부문을 사유화해야 외국 자본을 유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집트 야당과 사회 단체들이 모두 개헌 국민투표 보이콧을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싸움은 이제 막 시작됐을 뿐입니다. 우리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헌법 개악에 반대하는 강력한 저항이 벌어질 것입니다. 헌법을 바꾸기는 쉬웠겠지만 현실에 적용하는 것은 몇 배나 어려운 일이 될 것입니다. 지금은 종이조각 위에 문장을 바꿔 썼을 뿐입니다.

최근 이집트에서 대규모 파업이 일어났다고 들었습니다. 이 파업들의 성과와 이집트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해 말해 주십시오.

지난 4개월 동안 역사적인 노동자 파업 투쟁 물결이 있었습니다. 최근 한 공장에서는 9천 명의 노동자들이 이틀 동안 파업을 벌여 승리했습니다. 최근의 움직임은 30년 만의 최대 규모입니다.

이런 파업 물결은 마할라에서 벌어진 2만 7천 명의 방직 노동자 파업으로 시작했는데, 이 파업은 완전한 승리로 끝났습니다. 이 투쟁이 승리하자 파업 물결이 전체 방직 산업으로 들불처럼 퍼져 나갔습니다. 철도 노동자, 시멘트 노동자들이 용기를 얻어 파업을 벌였습니다. 매주 새로운 공장과 산업에서 파업이 터져 나왔습니다.

노동자들의 자신감이 매우 높은데, 이는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먼저, 파업을 벌인 노동자들이 요구 조건을 대부분 쟁취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 무바라크 정부가 이 파업 노동자들을 탄압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독재 정권 시절에 한국 노동자들은 투쟁할 때마다 엄청난 탄압을 받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 이집트에서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정부가 노동자들을 쉽게 탄압하지 못하고 있고, 이것이 노동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전에는 전투적 파업이 벌어지면 2∼3명이 사살되고 수백 명이 체포됐습니다. 당시에는 설사 요구 사항을 쟁취하더라도 희생도 컸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변했습니다. 무바라크 정부가 너무 허약해서 지금의 투쟁이 진정한 독립 노조 건설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마할라에서는 이미 5천 명의 노동자들이 어용 노조 탈퇴 청원서에 서명했습니다. 아직 독립 노조를 만들지는 않았지만 만약 그렇게 된다면, 파업 때처럼 비슷한 사례가 들불처럼 번질 것입니다. 1980년대 말 남한의 상황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많은 변수가 있지만 현재 이집트 노동 운동의 분위기가 당시 남한 노동 운동의 분위기와 비슷한 것이 사실입니다.

앞서 말한 노동자 투쟁과 개헌 반대 운동 같은 민주화 운동은 어떤 관계가 있습니까?

얼마 전에 벌어진 민주화 요구 시위들이 몇 차례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무바라크 정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장면이 텔레비전과 신문에 보도됐고, 이것은 싸울 수 있다는 정치적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민주화 운동과 노동 운동은 간접적으로 연관돼 있습니다.

그러나 민주화 세력의 대부분은 그 두 운동을 더 긴밀하게 연결하기 위한 일을 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카라마당[나세르주의 정당]조차 두 운동을 별개로 생각합니다.

아직 소수지만 우리[이집트 ‘혁명적 사회주의자’]는 두 운동을 연결하려 애쓰고 있습니다. ‘혁명적 사회주의자’는 [2000년에 시작된] 2차 인티파다 이후 운동에 적극 개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팔레스타인 쟁점을 통해 광범한 운동을 건설하려 했습니다. 이라크 전쟁과 민주화 쟁점에서도 그랬습니다. 우리는 공동전선 전술을 적용해 급진화한 청년들을 운동에 끌어들이려 노력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무슬림 형제단과 함께 일하는 것이었습니다. 무슬림 형제단은 이집트에서 가장 중요한 민주화 운동 세력인데다 국가의 혹독한 탄압을 받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정치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배제하고서는 제대로 된 민주화 투쟁을 건설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우리는 성장했고 영향력도 늘릴 수 있었습니다.

이집트에서 성장하고 급진화하는 운동이 중동 정세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두 가지 측면에서 얘기할 수 있습니다. 먼저, 이집트 정부는 미국의 중동 전략에서 핵심적 구실을 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수에즈 운하를 미군에게 개방하고 이집트 내 군 기지를 활용하게 하는 식으로 미국을 간접 지원합니다.

또, 이집트는 아랍에서 가장 큰 국가이기 때문에 이웃 국가에 상당한 영향을 끼칩니다. 이집트 노동자들은 거의 모든 아랍 국가에서 일하고 있고 이집트에서 정치적 발전은 주변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큽니다. 역사적으로도 그랬습니다. 아랍 민족주의, 이슬람주의 운동 모두 이집트에서 시작돼 주변국으로 확산됐습니다. 따라서 이집트에 영향력 있는 혁명적 사회주의 조직을 건설할 수 있다면 다른 중동 국가로 확산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