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전셋 값이 치솟고 육류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는 등 물가인상이 노동자들의 삶을 짓누르고 있다. 그래서 민주노동당은 1월에만 세 차례 물가폭등과 관련한 논평을 발표했다.
그런데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출신 강병기 정무부지사가 연립 지방정부의 일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경상남도가 버스요금을 평균 8.4퍼센트 인상했다. 강병기 부지사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민주노동당 도지사 후보를 사퇴하고 ‘리틀 노무현’이라 불리는 ‘참여정부’ 각료 출신 김두관을 지지한 대가로 정무부지사로 임명됐다.
경상남도는 3년간 실질임금이 삭감된 노동자들의 고통은 안중에 없는 듯하다. 경남 일부 버스업계가 수십억 원에 이르는 요금을 부당하게 징수해, 도청 당국도 인정하듯 버스업주들에 대한 도민들의 불만이 팽배해 있음에도 요금을 대폭 인상한 것을 보면 말이다.
사실 강병기 부지사 자신이 ‘시외버스 부당 요금 징수 문제 해결을 위한 경남대책위원회’ 상임대표로 활동하면서 버스업계의 부조리에 도의 단호한 조처를 촉구한 바가 있다.
하지만 강 부지사가 민주대연합의 일환으로 참여정부 출신 관료와 공동 연립정부에 참가하면서, 그들과 보조를 맞추느라 이런 악행에 침묵한 것이다.
나는 민주노동당 경남도당에 전화해 이에 대한 입장을 물어 봤으나, 강병기 부지사가 임명직 공무원을 수행하려고 민주노동당에서 탈당한 상황에서 자신들이 언급할 문제가 아니라는 형식주의적 태도를 보였다. 실제로 경남도당은 버스요금 인상에 비판 논평 한 줄 발표하지 않았다.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민주노동당의 신뢰 추락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