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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현대차 비정규직 동지들의 투쟁은 승리할 수 있습니다

지난 2월 12일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집회를 했습니다. 이 집회에 참가하고 〈레프트21〉을 판매하다 한 노동자를 만났습니다. 이 동지는 울산 공장의 비정규직 지회 대의원이었습니다. 시간과 장소적 곤란함으로 더 깊은 대화를 나누지 못해, 독자편지에서 만나자고 그 동지와 약속했습니다. 이 독자편지는 그 대화에서 내가 말하지 못한 부분입니다.

동지는 매우 열정적이었습니다. 동지는 노동자가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가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지 않는다면 결코 지금의 문제 해결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억압과 착취, 그리고 작업장에서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당해야 하는 차별과 인간적 수모, 이 모든 것들에 도전하고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동자가 조직되어 투쟁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맥락이었습니다. 저는 이런 동지의 주장에 공감했습니다.

동지가 한 다른 주장들에서 제가 이해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지점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지난 1차 점거 투쟁에서 연대는 말뿐이었고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았으며, 둘째, 2차 투쟁에 발동을 걸고 있는 지금, 현장 분위기가 대의원으로서 자신이 바라는 수준에 못 미친다고 생각하고 계신 듯했다는 점입니다.

현대차 정규직 노조가 보여 준 태도는 매우 실망스러웠을 것이며, 강도 높은 탄압을 자행하는 현대 자본에 맞선 투쟁이 1차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지금 가지는 동지의 불만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동지와 작업장의 동료들뿐만 아니라 이 투쟁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더 열심히 투쟁에 함께 나서야 합니다.

정규직 노동조합뿐만 아니라 민주노총도 연대를 선언하는 데서 나아가 실질적인 연대, 동맹 파업과 같은 방법으로 나서야 합니다.

그러나 저는 현 상황에 대한 인식과 불만 때문에 동지가 자신감을 잃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상황은 여전히 동지들에게 우호적입니다. 현대 자본은 법원의 판단에 따라 동지들을 정규직화하지는 않고, 정당성 없이 힘에만, 탄압에만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저들을 더 궁색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덕분에 1차 점거 투쟁 당시에도 그랬지만, 동지들의 투쟁은 정말이지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동지들이 투쟁하여 꼭 승리하기를 바랍니다.

특히 경제 위기가 나아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체나 심화될 조짐이 보이면서 대중은 이명박 정권과 자본의 냄새 나는 부정, 부패, 무능력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이런 분노는 동지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동지들이 과감한 방식으로 전체 노동계급의 이익을 옹호하면서 투쟁한다면 말입니다.

지난해 4월 GM대우 비정규직 투쟁, 11월 기륭 비정규직 노동자들 동희오토 사내하청 지회 노동자들, 그리고 얼마 전 홍익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승리했습니다.

20년, 30년을 독재했던 지배자들이 대중들의 반란으로 물러나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자본, 지배자의 힘이 우리의 그것에 비해 더 커 보이고 거기에 도전해서 승리하기 어렵다고 느꼈다면, 그런 일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해 주고 있습니다.

비록 당장 비정규직 노동자가 조직돼 투쟁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을 원망할 수 있어도 노동자들이 언제까지나 착취와 차별과 억압을 혼자서 감내하는 것은 아님을 지금 여기저기서 승리하는 투쟁 소식들이 말해 주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동지들의 투쟁이 승리할 것이라 믿습니다. 아마도 지금쯤 현대 자본이나 이명박 같은 지배자들은 저항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터져 나올지 몰라 불안해하고 있을 겁니다. 통쾌하지 않습니까? 저희가 투쟁하는 것을 저들이 전전긍긍해 하며 두려워한다는 것을 상상만 하더라도? 저들은 우리를 쉽게 짓밟고 조용하게 하지 못할 것입니다.

동지가 힘있게 주장하는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선명히 남아 있습니다. 열정과 투지로 가득한 말 한마디가 저 자신 역시 이 싸움에 더 연대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해 주었습니다. 동지와 함께 싸우면서 다시 인사할 날이 오기를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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