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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혁명의 성격과 방향 논쟁:
라틴아메리카 좌파 민족주의 정부들의 혼란과 모순

최근 차베스와 일부 라틴아메리카 좌파 민족주의 정부들은 리비아 혁명 세력을 지지하길 거부했다.

또, 지난주에는 베네수엘라, 쿠바, 볼리비아, 에콰도르 외무장관들과 니카라과 부통령이 카다피와 반카다피 세력 사이를 중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들이 이 자리에서 석유 이권을 노린 서방의 리비아 개입에 반대한다고 주장한 것은 옳다.

그러나 민중이 카다피를 몰아낼 권리를 존중하면서 서방 군사 개입에 얼마든지 반대할 수 있다. 반면에, 라틴아메리카 좌파 민족주의 정부들은 ‘배후가 의심된다’고 반복적으로 말했다. 그들은 리비아 혁명은 미국과 서방이 카다피를 제거하고 리비아 석유를 차지하려고 일으킨 반혁명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중재를 통해 카다피가 자기 자리에서 쫓겨나는 상황을 막으려 한다. 혁명의 확산을 저지하자고 주장하는 셈이다.

이들이 이런 잘못된 입장을 취하는 것은 스스로의 모순 때문이다.

그들은 기층 민중의 급진화에 힘입어 집권했고 때때로 반자본주의적 발언을 하고 그런 행동을 격려하지만 여전히 기존 자본주의 국가의 틀에 머무르고 있다. 물론, 이 모순이 나타나는 방식은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

예컨대, 최근 베네수엘라에서 차베스는 코카콜라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했다. 그러나 같은 순간 차베스 정부의 검사는 국영 철강 기업에서 파업을 선동했다는 이유로 노조 활동가를 고발했다.

쿠바의 경우 더는 이런 긴장조차 찾아보기 힘든 일당 독재 체제로 굳어진 지 오래다. 쿠바 정부는 얼마 전 공무원 50만 명 감원 계획을 발표하는 등 시장 개혁을 지속하고 있기도 하다.

‘외부 세력’

이런 좌파 민족주의 정부들의 문제점은 국제 관계에서 훨씬 노골적으로 표현돼 왔다. 그들은 주로 기존 정부들 사이의 연대를 통해 국제적으로 제국주의와 신자유주의에 맞서자고 주장해 왔다.

이것은 어떤 나라가 미국과 갈등을 빚는 이른바 ‘반미 정부’라면 그 나라 정부가 무슨 짓을 저지르더라도 비판하지 않거나, 심지어는 옹호하는 문제를 낳았다.

차베스는 2007년 티베트 항쟁 때 이것이 ‘외부 세력’의 개입 때문이라는 중국 정부의 주장을 그대로 반복했고, 2009년 이란에서 대선 부정 의혹에 항의하는 투쟁이 발생했을 때도 마찬가지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차베스가 옹호하는 대표적 ‘반미’ 국가들 ─ 중국, 러시아, 이란, 쿠바 등 ─ 은 모두 권위주의 정부로 그들은 기업주들이 자국민을 착취하는 것을 도울 뿐 아니라 그에 저항하는 노동자·민중을 억압해 왔다.

게다가, 이렇게 그들을 옹호한다고 해서 미국 제국주의에 맞선 투쟁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었다. 이른바 ‘반미’ 정부들은 일관되게 미국 제국주의에 반대하지 않거나 심지어는 거래를 했다.

예컨대, 중국 정부는 2001년 부시가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했을 때 열강 중 가장 먼저 지지를 선언했다. 미국 국무부는 해외의 신장 위구르 민족해방 운동 조직을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또, 중국 정부는 수많은 미국 기업이 때로는 직접 투자로, 때로는 하청 기업을 통해 중국 노동자를 저임금으로 착취해 떼돈을 버는 것에 대해 반대하기는커녕 독립 노조 결성과 파업을 억누르는 등 적극 도왔다.

다시 말해, 중국 정부는 진정한 반자본주의 및 반제국주의 운동이 발전하는 것을 가로막는 가장 중요한 걸림돌인 것이다.

‘내 적의 적은 내 친구’라는 논리는 결코 진정한 반자본주의·반제국주의 운동을 건설하는 정치적 기반이 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