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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주최 반핵 토론회:
“모든 핵발전소를 폐쇄해야 하고, 할 수 있습니다”

3월 25일 향린교회에서 〈레프트21〉 주최로 ‘핵 없는 세상은 가능한가 - 마르크스주의적 분석과 대안’ 토론회가 열렸다.

기후정의연대 준비위원인 〈레프트21〉 장호종 기자가 알기 쉬운 영상자료를 활용해 발표했고, 청중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활발한 토론이 벌어졌다.

장 기자는 “이명박 정부는 편서풍 때문에 한국은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그러나 5∼6월이면 바람이 일본에서 한국 쪽으로 분다. 한국도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다” 하고 지적했다.

‘핵 없는 세상은 가능한가‘ 토론회에서 연설 하고 있는 장호종 기자 ⓒ이윤선

핵발전소를 늘리고 수출에 열을 올리는 한국 지배자들도 비판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일어난 날 이명박은 핵발전소 수출을 위해 아랍에미리트에 갔다. 이들은 한국 핵발전소가 일본 것보다 안전하다고 주장하지만, 이번 사고는 원자로 내부가 아니라 원자로를 식히는 냉각 시스템이 고장 난 것이다. 이 부분은 한국 것이나 일본 것이나 차이가 없다” 하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핵발전이 결코 안전하지도, 싸지도 않고,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것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세계 지배자들이 핵발전에 목을 매는 이유에 대해 장 기자는 “지진이 빈번히 일어나는 일본에 핵발전소가 50여 기나 있다. 핵에 미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지배자들이 이렇게 핵발전에 매달리는 것은 핵무기를 갖기 위해서다” 하고 주장했다.

그럼 핵 없는 세상은 어떻게 가능한가? 발제자는 “핵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은 20∼30년 전에 비해 훨씬 커졌다. 풍력이나 태양열 발전 등은 그동안 정부 지원이 없는데도 비용이 크게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매년 풍력발전기를 5천 개씩 앞으로 10년간 5만 개를 설치하면 한국 전체 전력의 75퍼센트를 감당할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모든 핵발전소를 폐쇄할 수 있고,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화력발전소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하고 주장했다.

“이런 전환에는 매해 20조∼34조 원이 필요하다. 결코 적은 돈은 아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에 낭비하는 돈을 이런 곳에 써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친환경 녹색 산업’에 GDP의 2퍼센트[20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 돈을 투자하면 전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이런 전환 과정에서 양질의 일자리 수만 개도 만들 수 있다. “지금 한진중공업에서 노동자들을 해고한다고 한다. 그러나 조선업 기술은 풍력발전과 비슷하기 때문에 풍력발전을 크게 늘린다면 이런 노동자들을 고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청중 토론에서 한 참가자는 “핵발전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풍력발전에 많은 땅이 필요해서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플루토늄과 같은 고준위 핵폐기물은 많은 양을 한 곳에 폐기할 수 없다. 플루토늄을 폐기하려면 마찬가지로 넓은 땅이 필요하다” 하고 주장했다.

'핵 없는 세상은 가능한가?' 토론회 청중토론 시간에 발언하는 참가자 청중토론에서 핵이 왜 문제인지를 폭로하는 생생한 발언이 이어졌다. ⓒ이윤선

핵 관련 일을 한다는 다른 참가자는 이번 사고로 나온 방사선 양이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정부는 핵 관련 종사자에 대해 1년에 50밀리시버트, 5년간 1백 밀리시버트 이하면 괜찮다고 말한다. 개개인에 따라 방사능에 더 민감한 사람이 있다고도 한다. 이처럼 기준 자체가 모호하다. 그래서 최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핵발전소 노동자들에 대한 기준을 제멋대로 바꿀 수 있었던 것이다.”

또 다른 토론자는 이번 사고가 자본주의 체제의 문제점을 잘 보여 준다고 지적했다. “일본이 자연재해 대비를 가장 잘한 국가라고 한다. 그런데 지진이 빈번한 나라에서 핵발전소를 그렇게 많이 지은 것이 대비를 잘한 것인가. 또, 사기업인 토쿄전력은 사고가 일어났을 때 4조 원이나 투자한 핵발전소를 버릴 수 없다며 초기 대응을 미뤘다고 한다. 이윤 때문에 안전을 포기한 것이다. 이번 사고는 자연재해가 아니라 인재다. 독일 혁명가 로자 룩셈부르크는 ‘사회주의냐 야만이냐’ 하고 말했는데 우리는 지금 끔찍한 야만을 목격하고 있다.”

청중 토론 참가자들은 한국에서도 반핵 운동이 건설될 필요가 있다며 3월 26일에 있는 반핵 시위 참가를 호소했다.

정리 발언에서 발제자는 “이번 일본 핵발전소 사고로 반핵 감정이 크게 늘었지만, 수십 년간 반핵운동을 해 온 활동가들은 ‘모든 핵발전소를 폐쇄하라’는 주장을 하지 않고 의기소침해 있다. 핵발전소 폐쇄 비용 전부를 기업에게서 거둘 수 없고, 민주당과 연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후퇴한 것이다. 이들의 이런 후퇴는 핵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도 자본주의 체제 자체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조직돼 있어야 한다는 점을 보여 준다”고 주장했다.

핵 없는 세상은 가능한가 - 마르크스주의적 분석과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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