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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정원석 씨 편지에 대한 답변:
리비아 혁명의 승리를 위해 진정 필요한 것

이 글은 〈레프트21〉 53호 온라인 독자편지  '서방 공습 반대 주장은 옳지만 구체적 대안도 제시해야'에 대한 답변입니다.

우선 리비아 혁명을 지지하고 리비아 혁명에 대한 서방의 개입에 반대하는 〈레프트21〉의 주장에 공감하는 정원석 씨의 독자편지가 매우 반가웠다.

정원석 씨의 말대로 리비아에 대한 서방 개입에 반대하는 주장은 아직 상대적 소수파다. 그것은 그 주장의 근거나 명분이 취약하기 때문이 아니다. 가장 큰 이유는 역겹게도 서방 열강이 리비아 혁명에 도움을 준다는 명분을 내세워 리비아 혁명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혼란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서방 개입 찬성론자들은 반대자 모두를 카다피 지지자로 쉽게 몰아세울 수 있었다. 〈경향신문〉 이대근 논설위원이 3월 31일에 〈경향신문〉에 쓴 칼럼에서 그렇게 했다. 그는 리비아 민중 항쟁을 사실상 지지하지 않으면서 서방의 리비아 개입에 반대하는 자주계열 활동가들의 논리를 반박하면서 서방 개입 반대론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러나 지금 한국에서 집회까지 열면서 서방의 군사 개입 반대 활동을 주도하는 곳은 다함께나 사회진보연대처럼 반카다피 혁명 세력을 지지하는 급진 좌파들이다.

그래서 진정으로 카다피에 반대하고 민중 항쟁이 성공적인 혁명으로 발전하길 바라는 사람들이 제국주의의 중동 개입에도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정원석 씨의 글을 보면서 〈레프트21〉이 어느 정도 이 과제를 잘 수행한 듯하다고 생각했다.

한편, 정원석 씨는 ‘서방의 군사 개입이냐, 카다피 지지냐’ 하는 왜곡된 이분법을 깨려면 리비아 혁명 과정에 서방 개입이 아닌 [혁명 지원을 위한] 구체적 대안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는 이 주장에 동의한다.

그런데 〈레프트21〉은 다양한 기사들에서 이미 대안들을 제시해 왔다.

가령, 정원석 씨는 카다피의 재산을 동결해 혁명세력에게 넘기라는 주장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레프트21〉 53호 1면 기사 ‘리비아 폭격을 중단하라 – 아랍 혁명에 승리를’도 이 점을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기사에서도 지적했듯이 이런 일을 해야 할 주체는 서방 국가들인데, 그들은 결코 그렇게 할 세력이 아니라는 점도 봐야 한다. 서방의 리비아 개입 목적은 혁명의 성공이 아니라, 석유 통제권과 중동 반란 확산 저지에 있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구체적 대안’은 혁명 과정을 더 심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반카다피 혁명 세력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즉각 개선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요구와 이를 위한 노동자들의 계급투쟁을 발전시켜야 한다. 그래야만 반카다피 세력이 더 많은 리비아 민중의 지지를 확보해 카다피와의 투쟁에서 승리하고 새로운 리비아를 건설할 수 있다.

다른 한편, 정원석 씨는 ‘혁명 세력이 승리할 때까지 리비아산 석유에 대한 거래를 즉각 중단하라’는 요구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는데, 이에 대해서는 단서를 달아 지지할 수 있을 것 같다.

혁명 세력이 장악한 유전지대에서 석유 판매 대금은 당분간 혁명 자금과 사회개혁을 위한 재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원석 씨의 문제제기에 대한 더 자세한 답변은 이 주제와 관련한 〈레프트21〉의 최근 기사들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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